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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과 논점] 2018-10호 _ 한미 FTA, 당당히 폐기를 주장하자!
작성자 민중당조회수 654등록일 2018.03.12


 

<한미 FTA, 당당히 폐기를 주장하자>

 

1. 들어가며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FTA에 대한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선거시기부터 미국이 체결하고 있는 TPP, NAFTA, 한미FTA 등에 대해 미국에게 불공정한 협정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이에 대해 전면적인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며, 협정의 폐기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당선 이후 TPP 탈퇴를 선언 했으며, NAFTA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한미 정상회담장에서 적극적으로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했으며, 올해 1월 이미 두 차례에 걸쳐 한미 FTA 개정협상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두 차례의 개정협상에서 어떠한 내용이 오고 갔는지 우리 국민들은 물론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국회의원들조차 그 구체적인 내용들을 알지 못한다. 이전 협상 과정과 결과들을 보면 이번 협상 대표단이 과연 어떤 내용으로 누구의 뜻을 대표해서 협상에 임하고 있는지 매우 걱정스럽다.

 

2. 미국에 불리, 한국에 유리?

 

이번 한미 FTA 개정협상은 미국 측이 불공정한 무역거래로 인해 자국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문제제기로 시작되었다. 이 논리가 맞다면 미국 측은 자국의 불리한 거래 조건을 조정하고 한국 측은 공정한 무역을 위해 양보를 해야 한다. 아래 표로 작성한 관세청 자료에 의하면 한미 FTA 체결 기간 동안 나타난 한국의 대미 무역 수지는 2011년 약 116억 달러, 2016년 약 232억 달러 규모의 흑자를 기록 하고 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이를 바탕으로 한국이 한미 FTA 5년 기간 동안 100% 규모의 대미 무역 흑자 증가를 주장하고 있다.

 

단위: 억 달러

  

2011년

2016년

증감

수 출

562.07

664.62

▲102.54(18%)

수 입

445.69

432.15

△13.53(-3%)

무역수지

▲116.38

▲232.46

▲116.07(100%)

자료: 관세청 홈페이지, 수출입무역통계

 

그러나 미국 측이 주장하는 이 수치는 한국의 대미 무역 총량을 나타내는 수치이며, 이것이 한미 FTA의 효과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한미 FTA 5년차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2016년 무역 수지에 비해 2017년 대미 무역수지는 전년보다 약 53억 달러 감소한 약 178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대비 23%가 감소한 수치이다. 한국의 대미 수출의 85%를 차지하는 8대 품목에 대해 살펴보면 대부분의 항목에서 무역 수지가 줄어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5년 유예기간을 거쳐 6년차에 관세효과가 실제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품목인 자동차 부문은 2016년 대비 9.9% 감소된 196억 달러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전기기기 부문은 2016년 대비 25% 감소된 54억 달러, 철강 부문은 2016년 대비 21% 감소된 10억 달러를 기록했다. 위의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 표와 같다. 


단위: 억 달러

  

2016

2017

증감

차량과 그 부품

197.12

177.50

△19.61(-9.9%)

전기기기와 그 부품

73.32

54.26

△19.06(-25%)

철강

13.52

10.56

△2.95(-21%)

8대 품목

366.86

313.95

△52.85(-14%)

총액

232.46

178.70

△53.76(-23%)

자료: 관세청 홈페이지, 수출입무역통계

 

이렇듯 FTA에 의해 한국의 대미 수출 관세 인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6년부터 수출 실적이 감소하는 현상은 미국 측이 주장하는 불공정한 FTA에 의한 효과라고 볼 수가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것은 한미 FTA가 미국 측에게 유리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며, 이것이 누적된다면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는 점점 더 불리한 국면으로 빠져들게 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또한 미국무역위원회(USITC)에서 2016년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2015년 한국과의 무역 수지는 283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만약 한미 FTA가 없었다면 44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즉 한미 FTA로 인해서 미국은 158억 달러의 혜택을 받은 것이다.

 

3. 트럼프에게 우방은 없다

 

미국의 요구로 준비 없이 시작하게 된 한미 FTA 개정협상과 최근 벌어지고 있는 미국의 전방위적 통상 압박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안보의 논리와 통상의 논리는 다르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의 통상전략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이전 오바마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처럼 안보의 논리와 통상의 논리를 별개로 판단했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통상과 안보를 하나의 논리로 전환시켰다. 미국은 작년 연말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중국을 군사 및 통상 갈등의 가장 위험한 경쟁자로 규정지었으며, 연이어 발표된 신년 국정연설에서 다시 한 번 중국을 주요 경쟁국으로 언급하면서 중국에 대한 안보통상의 동시 규제를 시사했다. 그리고 3월 8일(현지시간) 안보관련 고율관세부과조치인 무역확대법 232조에 서명하면서 수입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매기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의 주요 목표국은 중국이다. 그러나 미국의 군사동맹국인 한국은 대표단의 방미와 현지기업의 면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제 파트너로서 중국 철강의 우회수출을 이유로 대상국에 포함됐다. 반면 현재 NAFTA 재협상중인 캐나다와 멕시코는 대상국가에서 제외 하면서 이를 NAFTA 협상의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드러냈다. 이처럼 트럼프 정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안보와 통상을 구분 짓지 않고 일치 시키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했듯이 안보의 논리와 통상의 논리를 분리해서 대응 하는게 보다 합리적이다. 그러나 한국전쟁 이후 지금까지 이어져 온 한미 관계 속에서 그것이 가능하다고 보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한미 FTA 개정협상 국면에서 트럼프 정부의 안보통상 일치화 전략은 매우 불리한 조건임에 틀림없다. 미국이 그동안 만들어 온 한반도 긴장국면 조성과 북미 대결, 동아시아 MD체계 구축을 위한 사드 배치, 중국에 대한 경계와 최대 경쟁국 지정 등은 모두 트럼프 정부의 동아시아 전략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 와중에 문재인 정부가 보이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과 남북관계 개선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반가울리 없다. 한국에 대한 무기강매, 통상압력, 한미 FTA 개정협상 요구 등은 모두 한국 측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한 축으로 판단할 수 있다.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을 한국이 바꿀 수는 없다. 미국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동아시아 지역에 전방위적인 안보 및 통상 압력을 추진할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미국 무역확대법 232조 적용이나 세탁기, 태양광 전지 및 모듈에 대한 세이프가드 관세 부과 등 불합리한 규제를 앞세워 한국 측을 압박해 오고 있다. 여기서 한국은 약소한 동맹국의 입장에서 접근해서는 안된다. 한국은 안보와 통상 양쪽에서 모두 불합리적이고 불공정한 압박을 감수하면서까지 미국과의 FTA를 구걸할 필요는 없다. FTA 폐기는 트럼프가 먼저 언급한 내용이다.

 

4. 한미 FTA, 당당히 폐기를 주장하자

 

‘미국 우선주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시작과 함께 전면에 내세운 전략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주장하는 미국 우선주의는 미국 전체의 외교, 안보, 무역통상의 이익 보다는 자신의 이익과 자신을 지지하는 지지기반의 이익을 우선시 하고 있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세탁기, 태양광 전지와 모듈에 대한 세이프가드 관세 부과, 무역확대법 232조에 의한 철강 관세 폭탄 부과 그리고 한미 FTA 개정협상 요구 등은 모두 러스트 벨트라고 불리는 전통 제조업 지대의 백인 노동자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한 조치들이라고 볼 수 있다. 한미 양국은 올초 이미 두 차례 한미 FTA 개정협상을 진행했으며, 3차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3차 협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국 측에 부과한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폭탄은 의미하는바가 크다. 미국은 현재 NAFTA 재협상을 진행중이다. 협상이 진행중인 과정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협정 폐기를 네 차례나 언급했다. 그리고 이번 무역확대법 232조 서명 하루 전날까지만 해도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관세 폭탄을 부과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지만, 결국 당일 발표에서는 “만약 우리가 합의에 도달한다면 두 나라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언급하면서 양국에 대한 관세 적용을 보류하였다. NAFTA 재협상에서 이를 협상의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한국 정부는 이점에 대해 확실한 대응방안을 준비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9월 초 백악관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에서 한미 FTA 개정협상을 이끌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한국에 트럼프 본인이 너무 미쳐서 지금 당장이라도 한미 FTA에서 손을 뗄 수 있다고 말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트럼프의 ‘미치광이 전략(Madman Strategy)’이다. 그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상대방에게 먼저 위협을 가하고 그 위협에 상대방이 지레 겁을 먹고 양보를 하게끔 하는 장사꾼 기질을 국가 간 외교사안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한미 FTA 개정협상 역시 마찬가지이다. 한미 FTA 개정협상 시작 전부터 미국은 불공정 무역거래를 운운 하면서 협정폐기라는 협박성 카드를 한국에 제시해왔다. 양보를 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치광이의 협박성 카드에 대처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우리 역시 한미 FTA 폐기를 기본적인 카드로 들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 미국은 이번 개정협상을 통해 자동차 시장 추가 개방을 집중적으로 거론했으며, 이후 제약, 지식재산권, 농축산업 분야 등으로 그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협박이 무서워 미국의 요구를 모두 받아 들인다면 이번 개정협상의 결과는 이후 감당할 수 없는 재앙을 가져올 것이다. 미치광이에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은 같은 전략을 쓰는 것이다. 미국이 이번 협상에서 불공정하고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한국 역시 단호하게 “협정폐기!”를 주장해야 한다.

 

5. 마치며

 

한미 양국은 2006년 6월,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FTA 제1차 협상을 시작한 이후, 협상과 재협상을 반복해 왔다. 수없이 많은 논쟁과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11년 11월 국회 비준안 날치기 통과와 이명박 대통령의 공식 서명을 통해 2012년 3월 15일 공식 발효되었다. 그리고 6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미 FTA가 한국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보고서조차 전무하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초 이미 두 차례나 개정협상이 진행됐다. 한미 FTA는 초기 협상 단계에서부터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와 한국의 들어주기 방식으로 진행되었던 불공정한 협정이었다. 그렇다면 미국의 요구로 시작된 이번 개정협상 역시 가만히 앉아서 서명만 진행 할 것인가? 한미동맹의 훼손이 우려가 되고, 외교상의 관계가 문제가 된다면 국민들의 힘을 이용하면 간단히 해결된다.

 

그 방법으로는, 첫째, 협상과정과 협상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초기 협상과정도 그러했고, 이번에 진행된 개정협상 역시 어떠한 내용이 오고 갔는지 국민들은 물론 국회조차 보고 받지 못했다. 협상 내용을 공개하고 이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국민들의 반대의견을 무마하기 위한 깜깜이 협상은 한국 측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는 한미 FTA에 대한 국민들의 반대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이번 협상에서 큰 무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둘째, 한미 FTA 이행보고서 대국민 보고를 진행해야 한다. 한미 FTA 발효이후 6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한미 FTA에 대한 종합적인 이행평가는 진행되지 않았다. 지난 6년간 한미 FTA가 우리 경제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정확한 파악 없이 재협상에 임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행 통상절차법 제15조 및 동법 시행령 제2조에 의하면, “산업부장관은 발효 후 10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통상조약에 대해 발효 후 5년마다 통상조약의 경제적 효과, 피해산업 국내대책의 실효성 등을 포함하여 이행상황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국회 상임위에 보고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미 현행법에 위반된 상황인 것이다. 

셋째, 정부, 국회, 시민사회, 전문가로 구성된 한미 FTA 대응팀을 구성해야 한다. 이곳에서 한미 FTA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을 수렴할 수 있는 공청회와 토론회 등을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미 FTA에 대한 종합적인 대응방향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절차를 거친 종합적인 의견은 협상장에서 그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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