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당 로고

정책·공약 민중당의 정책과 자료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정책·공약

[정책과 논점] 2018-17호 _ 4.27판문점 선언의 주요내용과 의의 / 족벌경영 문제 해결에 국민연금도 적극 나서야(대한항공 사태에 대한 시론) / 중앙정부 및 서울시 주거정책심의위원회의 문제와 대안
작성자 민중당조회수 613등록일 2018.04.30


 

#현안해설 1

 

<4.27 판문점 선언의 주요 내용과 의의>

 

2018427

 

2018427, 훗날 역사에서 이날이 어떻게 기록이 되어 있을지 매우 궁금하다. “평화, 새로운 시작이라는 표어로 준비되어 온 2018 남북정상회담은 오전 930분 남쪽의 문재인 대통령과 북쪽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분단의 상징이었던 군사분계선에서 두 손을 맞잡으면서 시작되었다. 환희와 감격으로 시작된 남과 북의 만남은 이후 12시간여 동안 한반도 남과 북은 물론, 전 세계에 상상 그 이상의 벅찬 감동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었다. 이번 정상회담은 회담 이전부터 세기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분단 이후 최초로 북쪽의 최고 지도자가 군사분계선 이남의 땅에 발을 딛는 역사적인 사건이었고, 그동안 국내외 언론 등에 의해 여러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북한의 나이 어린 지도자가 국제사회에 화려하게 데뷔한 날이었다. 그리고 국제사회에 갑자기 등장한 지도자는 공포스럽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은 위트 있고 스마트한 인사였다. 또한 남과 북의 정상들의 만남부터 환송까지 대부분의 모습들이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생중계 되면서 이번 회담에서 양 정상들이 손을 잡고 선언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은 기존의 정상회담들에서 보여줬던 양측 정상들 간의 선언을 뛰어 넘어 전 세계에 한반도의 미래를 천명한 세기의 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로써 판문점은 더 이상 분단의 상징이 아닌 평화와 번영의 상징으로 바뀌었으며,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는 뜻 깊은 장소가 되었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의 주요 내용과 의의

 

이번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선언은 그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다. 크게 세 부분으로 작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부분은 남북관계의 개선과 발전을 위한 토대 구축에 대한 내용이며, 두 번째 부분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태 완화와 전쟁위험을 해소해 나가기 위한 노력 추구에 대한 내용, 그리고 세 번째 부분은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공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판문점 선언은 선언문에 대해 따로 분석이나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는 그 내용을 차근차근 읽어 내려가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다. 선언문의 전문(前文)격으로 볼 수 있는 앞부분에 양 정상은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었음을 8천만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하였다. 양 정상은 냉전의 산물인 오랜 분단과 대결을 하루 빨리 종식시키고 민족적 화해와 평화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과감하게 열어나가며 남북관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담아 역사의 땅 판문점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로 시작된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식들이 그 아래에 하나씩 하나씩 정리되어 있다.

 

판문점 선언의 주요 내용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남과 북은 남북관계의 전면적·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 나갈 것.

민족자주의 원칙 확인, 기존 남북 간 선언·합의 철저 이행으로 관계 개선과 발전

고위급회담 등 분야별 대화를 빠른 시일 안에 개최, 실천대책 수립

남북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성지역 설치

각계각층의 다방면적 교류·협력 및 왕래·접촉 활성화. 각계각층이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 추진,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 공동 출전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 진행, 남북적십자회담 개최

10.4선언 합의사업 적극 추진,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2.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완화와 전쟁위험 해소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 나갈 것.

상대방에 대한 모든 적대행위 전면 중지,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

서해 평화수역 조성으로 우발적 충돌 방지 대책 마련, 안전한 어로 활동 보장

국방부장관회담 등 군사당국자회담 수시 개최, 5월 장성급 군사회담 개최

 

3. 남과 북은 한반도의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갈 것.

무력 불사용과 불가침 합의 재확인 및 엄격 준수

상호 군사적 신뢰의 실질적 구축에 따라 단계적으로 군축 실현

올해 종전선언,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3자 또는 4자 회담 개최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의 목표 확인

 

정상회담 정례화 및 직통전화 실시, 올해 가을 평양에서 정상회담 개최

 

판문점 선언은 모두 313개항으로 작성되었다. 주요내용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1조는 남북관계의 개선과 발전을 통한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에 대한 약속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자주통일이라는 단어이다. 이번 선언문 제1조의 첫머리는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자주통일의 미래를 약속하자는 내용으로 작성되어 있다. 한반도 문제의 해결 방식과 과정에 대한 남과 북의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판문점 선언의 가장 핵심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남과 북은 민족 자주의 원칙하에 이미 채택된 남북 선언들과 모든 합의들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관계 개선과 발전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기로 했다. 이를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 빠른 시일 안에 고위급 회담을 비롯한 각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하고, 당국 간 긴밀한 협의를 위해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지역에 설치하기로 하였다. 또한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각계각층이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를 적극 추진하고,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에 공동 참가단을 구성하고, 8.15를 계기로 이산가족 및 친척 상봉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위하여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 연결 등 10.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2조에서는 우리 민족의 운명과 우리 겨레의 평화롭고 안정된 삶을 보장하기 위해 한반도에서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노력들을 행동으로 옮기기로 약속했다. 구체적인 조치들로는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들을 철폐하기로 했다. 이를 시작으로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이전까지 북에서는 인정하지 않고 있었던 서해 북방한계선에 대한 합의 역시 주목할 만한 내용이다. 남과 북은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했다. 그리고 남과 북의 상호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이 활성화 되는데 따른 여러 가지 군사적 보장대책을 취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국방부장관회담을 비롯한 군사당국자회담을 자주개최하고 5월 중에 먼저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기고 합의했다.

 

3조에서는 한반도에서 비정상적인 현재의 정전상태를 종식시키고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남과 북은 한반도에 확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역사적 과제임을 함께 인식하고 그 어떤 형태의 무력도 서로 사용하지 않을 데 대한 불가침 합의를 재확인하고 엄격히 준수해 나가기로 하였다. 그리고 군사적 신뢰를 구축해 가면서 단계적으로 군축을 실현해 나가기로 했으며,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고,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3자 또는 남···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마지막으로 제34항에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

 

일반적으로 회담이후 작성되는 공동성명 또는 공동선언 등의 공식적인 문서에서 각 항목의 순서는 합의내용과 선언의 중요도에 따라 정해진다. 이번 판문점 선언은 제1조 제1항에서 민족 자주의 원칙을 대원칙으로 정하고 남과 북의 관계 개선을 통한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을 최우선으로 천명했다. 그리고 이 원칙아래 남과 북의 전면적이고 획기적인 관계개선, 군사적 긴장상태 완화를 통한 전쟁 없는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들을 제시한 것이다. , 이번 판문점 선언의 핵심은 비핵화가 아닌, 남과 북은 한민족임을 재차 확인하고 민족 자주의 원칙으로 평화로운 땅에서 번영과 행복을 누리는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나가자는 것이 핵심이다.

 

명장면으로 본 향후 전망과 과제

 

이번 정상회담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한 장면 한 장면이 모두 역사에 남을 만한 장면들이었다. 그 중 네 가지 장면을 꼽아보면 첫 번째는 군사분계선에서 양측 정상이 손을 잡고 즉흥적으로 남과 북을 오가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본래 계획에 없던 극적인 장면이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깜짝 월북을 두고 수구보수 일각에서는 국가보안법 위반이라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 말이다. 그러나 사실 군사분계선이 지난 65년간 금단의 선으로 여겨져 왔던 이유 중에 국가보안법이라는 굴레는 적지 않은 역할을 해왔다. 이에 이제 더 이상 그 존재의 이유가 사라진 국가보안법에 대한 실제적인 폐지를 선언해야 한다.

 

두 번째는 도보다리 산책 후 기자단이나 경호인력 없이 두 정상만의 단독회담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30여분간 푸르른 초목의 한 가운데에서 아무런 음향효과 없이 새소리를 배경으로 진행된 이 무성영화는 그 장면만으로도 전 세계의 눈을 한곳으로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이곳에서 어떤 내용의 대화가 오고 갔는지는 두 명만 알고 있다. 그러나 오전에 이미 공동선언문에 대한 합의가 마친 상황에서 진행된 이 단독 회담의 내용은 쉽게 유추가 가능하다. 한민족이 전쟁의 참화속에서 지내온 역사의 아픔을 치유하고 앞으로 남과 북이 함께 만들어 갈 평화와 번영의 미래에 대한 대화를 나눴을 것이다. 그리고 당장 예정되어 있는 미국과의 담판 과정에서 남과 북이 서로 각자의 역할과 입장에 대한 합의를 통해 새로운 역사 창조의 길을 헤쳐 나가기로 약속했을 것이다. 이 자리에서 남과 북의 정상은 한반도의 주인공으로서 우리가 주도해서 완전한 비핵화와 핵 없는 한반도를 만들어 가는 로드맵에 대한 합의를 했을 것이다. 이 약속을 가지고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으로 가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뜻을 전달 할 것이고 이 자리에서 확실한 길잡이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남과 북의 정상은 이날의 약속을 기억하면서 앞으로 생길 수 있을 외풍과 역풍에서 서로를 신뢰하고 남과 북의 정상은 수시로 만나고 수시로 대화를 나눠야 한다. 그리고 한반도에서 핵무기가 없어지고 전쟁의 위협이 사라지게 된 이 시기에 정말로 필요가 없어진 사드철수를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세 번째는 남과 북의 정상이 선언문에 공식 서명을 마친 후에 포옹을 하는 장면이다. 일반적으로 정상들의 회담에서 합의 되는 공동선언문에 서명을 마친 후에는 악수를 하거나 손을 잡는 것이 보편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이번 판문점 선언문에 공식 서명을 한 후 양 정상은 뜨겁게 포옹했다. 정상회담 리허설 과정에서 서명 후 포옹은 없었을 것이다. 처음 만나는 사이, 불과 몇 달 전 까지만 해도 서로를 믿지 못하고 비난했던 사이에서 이제는 서로를 믿고 서로를 의지하면서 난관을 헤쳐나 갈 길동무로 승화되는 순간이었다. 이제 두 정상의 포옹이 남과 북의 모든 사람들에게 확대되는 기적을 만들어 가야 한다. 판문점 선언에서 명확하게 합의한바와 같이 6.15를 비롯하여 남과 북에 다같이 의의가 있는 날들을 계기로 국회, 정당,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만나야 화해와 협력이 시작되고, 화해와 협력이 있어야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길 수 있다. 두 정상의 포옹을 시작으로 이미 화해가 시작 되었다. 이제 실질적인 협력을 실천할 수 있는 대규모 교류 협력 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네 번째는 환송행사에서 두 정상이 두 손을 꼭잡고 다음을 기약하는 장면을 꼽을 수 있다. 공식만찬 이후 환송행사에서 화려한 영상과 공연이 진행됐다. 그리고 그 마지막 장면은 양측의 정상들이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이었다. 불과 몇 시간 전의 만남이었고, 첫 만남이었지만 양측 정상 간의 어색함은 찾아 볼 수 없었고, 오히려 두 정상은 자연스럽게 두 손을 꼭잡았다. 오늘의 헤어짐을 준비하는 자리였지만, 내일이 기다려지고 더 기대가 되는 장면이었다. 왜냐하면 정상회담을 통해 탄생된 판문점 선언의 후속조치와 실천들이 줄이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고위급 회담이 이어질 것이고, 군사당국자 회담, 남북적십자회담, 체육회담 등 공식적인 당국 간 회담이 바로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민간교류 및 정당 간 교류와 함께 민족공동행사의 준비도 진행 될 예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를 담보하고 이전의 과오들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이번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 등 법적인 절차를 거쳐 법제도화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물론 이 과정 역시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바 이지만 자유한국당은 위장 평화 쇼라며 이번 정상회담을 부정하고 있으며,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에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부정하고 있는 집단이다. 때문에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자유한국당에 대한 규탄과 반통일 반평화 세력의 적폐청산 과정을 함께 진행해야 한다.

 

누구도 가지 못한 길을 남과 북은 오늘 대담한 상상력으로 걷기 시작했다

우리가 마음을 합치고 힘을 모으면 어떤 도전과도 싸워 이길 수 있다

 

공식일정을 마치고 시작된 환영만찬에서 두 정상의 건배사 역시 의미심장했다. “누구도 가지 못한 길을 남과 북은 오늘 대담한 상상력으로 걷기 시작했다고 건배를 제안한 문재인 대통령의 건배사와 우리가 마음을 합치고 힘을 모으면 어떤 도전과도 싸워 이길 수 있다며 건배를 제안한 김정은 위원장의 건배사를 통해 한반도의 역사가 새롭게 시작되었음을 선언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지난 11년간 잃어 버렸던 시간들을 되찾아 가는 시작점이다. 또한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잃어버린 지난 시간들을 되찾는 것을 넘어 남과 북이 평화와 번영 그리고 자주통일의 새 시대로 나아가기로 약속한 선언이며 그 일련의 과정은 눈부신 속도를 보여줄 것이라고 전 세계에 천명한 역사적인 선언으로 기억될 것이다.

  

 

#현안해설 2

 

 

<족벌경영 문제 해결에 국민연금도 나서야>

 

1. 족벌체제 경영의 단면 보여준 대한항공 사태

 

조현민 전무의 갑질이 발단이 되어 드러나고 있는 대한항공 경영 행태는 우리나라 재벌 기업들이 운영되는 방식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자녀들은 단지 자녀라는 이유로 사장, 부사장, 전무 등의 중요한 직책을 맡아 기업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일련의 비상식적인 모습들은 이들의 정상적인 판단 능력에 의문을 갖게 한다. 그러한 이들에게서 정상적인 경영 의사결정 능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대한항공의 경영이 비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었지만 이사회는 대주주 감시와 견제라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특히 유명대학 교수, 전직 장관, 대형 법무법인 소속 법률가 등의 사외이사들은 사실상 유명무실했다. 정부는 그 동안 회사가 이사회를 중심으로 돌아가게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거기에 맞추어 여러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렇지만 현실은 여전히 회사가 대주주 일가에 의해 일방적으로 주도되고 있음을 드러내보였다.

대한항공 경영진이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면 그 영향이 대한항공 대주주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로 인한 영향은 여러 계층, 나아가 국민경제 전체에까지 광범위하게 미친다. 당장 대한항공의 2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주식이나 채권 가격 하락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를 본다. 그런데 국민연금은 국민의 재산으로 마련된 재산이다. 대한항공의 소액주주들,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소비자들, 대한항공 소속 노동자들도 피해를 본다. 이러한 점들은 대한항공이 경영능력이 없는 비전문가 집단에 의해 운영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한다.

 

2. 국민연금은 재벌 지배구조 변화에 역할 할 수 있어

 

대한항공 대주주 일가가 보여준 행태는 사실 다른 많은 재벌들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런 면에서 대한항공의 족벌경영 문제는 우리나라 재벌체제의 전반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후진적인 재벌체제는 국민경제의 정상적인 발전을 가로막고 기업체제 내부에서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기능을 한다. 그런데 일찍이 마르크스도 얘기한 바와 같이 기업 내부의 민주주의 수준은 국가 전체의 민주주의 수준을 결정한다. 우리가 시급히 재벌 체제를 변화시켜내야 하는 이유이다.

재벌체제를 변화시켜내는 데에는 큰 틀의 법과 제도의 개혁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나란히 국민의 재산으로 마련된 국민연금도 활용 방법에 따라서는 재벌체제 변화나 경제민주주의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국민연금의 가입자는 1,800, 기금의 적립금 규모는 550조원에 이른다. 국민연금은 자산규모로 세계 3대 연기금에 속한다. 국민연금의 적립금은 대부분 기업이 발행한 채권이나 주식과 같은 유가증권에 투자된다. 국민연금은 상장회사 대부분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 규모도 중요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정도에 이른다. 이 때문에, 만약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한다면 기업경영이 훨씬 민주주적으로 변할 수 있으며 대한항공과 같은 비정상적인 경영체제도 바뀔 수 있다

연기금의 이러한 역할 규정은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니다. 여러 나라들은 인권과 환경보호, 노동기준 유지, 지배구조 개선 등을 위한 연기금의 사회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있으며, 사회 책임 투자 원칙을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UN2006년에 책임 투자 원칙(UN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UN PRI)을 마련한 바 있다. 우리나라 국민연금은 2009년에 UN PRI에 가입했다.

연기금이 기업의 행태를 바람직한 쪽으로 이끌기 위해 사용하는 방식은 주로, 바람직하지 않은 행태를 보인 기업에 대한 투자대상 제외 또는 철수,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 이미 투자한 기업들에 대한 철저한 감독과 의결권 행사, 이사 추천 등 주주권 행사이다. 국민연금도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여 재벌들의 경영 행태에 영향을 줄 수 막강한 위치에 놓여 있다.

예컨대 대한항공처럼 문제를 일으키는 재벌 기업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2대 주주로서 이사의 해임을 요구할 수 있고, 대주주 일가의 상식에 어긋나는 행태로 인해 발생한 손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주식과 채권의 매각(exit)이라는 옵션을 사용할 수도 있다. 사실 유가증권(주식과 채권)의 매각은 국민연금이 재벌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에 속한다. 왜냐하면 국민연금이 주식과 채권을 매각하면 증권가격이 떨어지는데, 그렇게 되면 재벌기업들은 자금조달을 위한 채권 발행이 어려워지고 대주주가 손실을 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이러한 수단을 활용하여 재벌기업 지배 구조 변화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 나아가 국민연금은 경제민주화의 핵심인 노동권 강화에서도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예컨대 반()헌법적인 무노조 경영으로 일관하는 삼성그룹, 산재사고율이 높은 현대중공업, 그리고 비정규직·파견직·도급 사용 비율이 높은 기업 등에 대해 국민연금은 의결권 행사나 투자 철수 옵션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

 

3. 이미 국민연금의 경제민주화 역할 강화법 발의된 상태

 

국민연금의 이러한 역할 강화와 관련하여 김종훈 의원은 이미 국민연금의 경제민주화 역할 강화법을 발의한 바 있다. 사회책임을 외면하는 기업에 대해서 국민연금이 직접적으로 개입(engagement)(이사회와 미팅, 주주제안, 의결권 행사 등)하고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연기금 보유 주식과 채권을 의무적으로 매각(exit)하게 하는 조항을 국민연금법에 도입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현재의 국민연금법에는 사회책임 투자 원칙이 일부 수용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국민연금법에는 사회책임 투자 원칙에 따라 기금을 관리·운용하는 경우에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증대를 위하여 투자대상과 관련한 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의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는 조항이 마련되어 있다. 그런데 현재 국민연금기금이 공시하는 책임투자 관련 사항은 위탁운용사 선정기준과 투자금액, 독자적인 평가지수 정도만 명시되어 있다. 책임투자 원칙도 국민연금의 모든 포트폴리오가 아니라 극히 일부의 포트폴리오에만 적용된다. 이는 기금운용에서 사회책임 원칙을 실현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그리하여 개정안은 국민연금의 운용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를 고려하는 것을 재량 사항에서 의무 사항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국민연금의 모든 포트폴리오에 사회책임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특히 사회책임을 외면하는 기업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개입하고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연기금 보유 주식과 채권의 매각(exit)을 의무화 하는 조항이 추가되었다.

이러한 내용의 법 개정이 실제로 이뤄지면 국민연금은 적극적으로 기업 경영에 개입해야 할 의무를 갖게 된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에 대해 재벌체제 개혁을 의무적으로 요구해야 하고 만약 대한항공이 이를 따르지 않으면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 주식과 채권을 매각해야 한다. 물론 국민연금이 어떤 쪽으로 재벌 지배구조를 변화시켜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사회적인 논의와 합의가 있어야할 것이다.

 

 

 

#정책분석

 

 

<중앙정부 및 서울시 주거정책심의위원회의 문제와 대안>

위원의 구성, 서면심사 관행, 졸속 심사 문제, 회의록 비공개 문제를 중심으로

 

성치화(청년민중당)

 

주거기본법과 주거권

 

주거기본법에는 국민의 주거권을 보장하는 중요한 사회권적 기본권이 담겨 있다. 주거기본법 제2(주거권)는 국민은 물리적, 사회적 위험에서 벗어나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권리를 갖는다고 한다. 주거권을 법률로 정한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생각된다. 대한민국 헌법은 제353항에서 국가는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행복한 삶의 조건에 주거 문제가 빠질 수 있을까. 2015년 주거기본법이 제정되면서 주거권이 법률로 명시되어 부동산 정책 중 주거복지에 관한 논의를 법률에 따라 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주거기본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국민의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해 주거정책을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주거권 실현에 적극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주거정책심의위원회와 그 문제점

 

주거정책심의위원회(이하 주정심”)는 주거정책에 관한 주요사항을 심의하는 기구이다. 주정심은 최저주거기준 설정, 주거종합계획 수립, 택지개발지구 및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지정과 해제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한다. 주정심이 심의한 정책으로는 2017년 부동산시장에서 뜨거운 화제였던 ‘8.2부동산대책이 있다. 8.2부동산대책은 고강도 규제정책으로 평가되는데,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을 지정하는 등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고 서민 주거안정과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부동산대책이다. 이러한 대책을 논의하는 기구가 바로 주정심이다.

 

여기에서는 중앙정부의 주거정책심의위원회와 서울시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검토하고자 한다. 주거정책심의위원회는 국토교통부에 두고 또한 시·도별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두게 되어 있다. 즉 주정심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구성되어 있다. 주거기본법 제3조 주거정책의 기본원칙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해 제3조에 따라 주거정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 그리고 주정심은 주거정책에 관한 여러 사항을 심의하는 기구이기에 주거권을 실현하는 기구로 자리를 잘 잡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하고자 한다.

 

8.2부동산대책으로 과거에 비해 진보적인 부동산대책을 내놓았지만, 주거정책심의위원회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려 한다. 8.2부동산대책이 긍정적이라는 것과 별개로 심의 기능을 충분히 하지 못한 문제가 있다. 지금까지 운영되어 온 주정심을 보면 다음과 관련한 문제들이 있다. 크게는 주정심 심의위원의 구성, 서면 심사 관행, 졸속 심사 문제, 회의록 비공개 문제 등 4가지가 있다. 주정심 심의위원 구성과 관련하여 주거기본법의 주정심에 관한 특정 조항은 국민의 참여 여지를 두고 있음에도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한계로 볼 수 있다.

 

 

주정심 위원의 구성 문제

 

주정심 심의위원은 주거기본법 제8조에 따르면 25인 이내로 구성할 수 있고 당연직 위원 14, 위촉직 위원 11인으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국토교통부 장관이다. 당연직 위원은 위원장을 포함하여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차관급 공무원 10명과 택지개발지구를 관할하는 시·도지사,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사장,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사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촉직 위원의 경우 현재 주정심에 관한 정보가 대부분 비공개로 처리되고 있는 상황에서, 딱 하나 공개되어 있는 주정심 운영세칙 개정 문서(2016.7.12.)에 따르면 어떤 위촉직 위원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별첨1). 위촉직 위원 중 국토연구원장과 주택산업연구원장을 뺀 나머지 위원들은 대부분 대학교수 등 전문가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최근 필자가 진행한 정보공개 청구 결과(별첨2)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확인 결과 대학교수인 위촉직 위원들은 주거환경, 도시공학, 도시계획, 부동산학, 도시공학 등 분야를 전공한 전문가로 확인된다.

 

주정심 위원 구성에서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하나는 주정심 당연직 위원이 과반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8.2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주정심이 정부의 거수기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그들이 그 당시에 들었던 비판의 근거는 지난 5년 간 23차례 진행된 회의에서 부결된 안건이 전혀 없이 모두 통과되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주정심 위원 구성에서 당연직 위원 14명에 대해서는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고, 위촉직 위원 중에서도 국토연구원장과 주택산업연구원장은 정부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위원이라 사실상 국토교통부의 을 들 수 있는 이들은 16명이 된다. 위원 25인 중 당연직 위원이 14명이므로 이미 과반이고 위촉직 위원 중 2인도 정부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기에 나머지 위촉위원 모두가 반대해도 안건이 통과될 확률이 매우 높다. 또한 주정심을 둔 취지는 국토교통부가 주거와 주택 정책을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정심은 당연직 위원이 많아서 그러한 취지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주정심 위촉위원 구성의 다양성 문제이다. 주거기본법 제8조제3항은 주정심의 위원이 될 수 있는 자를 규정하고 있다. 그 중 제8조제3항의 5호 가목에 따르면 위원장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주거복지 등 주거정책의 대상계층을 대표하는 사람을 위촉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위촉직 위원은 주거정책의 전문가로만 구성돼 있어서 주거복지 등 주거정책의 대상계층을 대표하는 사람이 없다. 주거기본법 제8조제3항의 5호 가목처럼 그나마 일반 국민이 주거 정책에 참여할 여지가 있음에도, 현실에서는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것이다.

위원의 구성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구성의 다양성과 일반 국민의 참여여지 문제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위원이 주정심 취지에 맞게 구성돼야 주거 혹은 주택에 관한 정책이 정권에 따라 고무줄처럼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의 주택정책은 전반적으로 규제완화를 통한 부동산 띄우기에 올인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8.2부동산대책은 과거보다 진보적인 부동산 규제정책이다. 정권의 성향을 부정하기 어렵다 해도 적어도 주거정책심의위원회는 주거 문제와 주택 상황에 필요한 대안이나 의견을 내놓을 수 있는 심의기구로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서면 심사 관행

 

주거정책심의위원회는 그동안 서면으로만 회의를 진행해 왔다. 8.2부동산대책을 심의할 때에도 대면 회의가 아니라 서면으로 심사하여 안건을 처리했다는 점에 대해 비판이 제기된 적이 있다. 주정심 운영세칙 제9조에는 서면 심의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이에 따르면 서면심의에 해당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안건의 내용이 경미한 경우, 긴급한 사유로 위원이 출석하는 회의를 개최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 천재지변이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위원의 출석에 의한 의사정족수를 채우기 어려운 경우, 이렇게 세 가지이다. 8.2대책 서면심의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해명은 이러하다. 보안 유지가 중요한 긴급한 사안이라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보안이 중요하다고 하여도, 주정심 운영세칙에 있지 않은 해명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대면 토의로 심사하는 과정에서 관련 내용이 외부로 유출되면 규제를 피하기 위해 주택 매매를 서두르는 등 시장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해명이유로 들고 있다. 그런데 주정심 운영세칙 제11(위원의 의무)에 따르면 위원은 심의회와 관련하여 취득한 정보나 자료를 해당 심의 목적 외에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공개하여서는 아니 되며, 이를 이용하여 자신(위원이 속한 단체를 포함한다)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주정심 운영세칙 제12(위촉위원 직무윤리 사전진단 등) 2항에 따르면, 위원을 신규 위촉하는 경우에는 심의회 업무와 관련된 공정한 직무 수행을 위하여 직무윤리 서약서를 작성하게 되어 있다. 서약서 내용 첫 번째가 위원회 직무 수행 과정에서 취득한 비밀 준수’(별첨3)이다. 국토부가 심의회 내용의 외부 유출을 우려한다면, 서면심의로 대면 토의 자체를 하지 않는 방식이 아니라 위원의 의무 중 하나인 비밀 준수 의무가 제대로 이행될 다른 방법을 찾아서 대처해야 하는 것이다. 국토부가 서면심의 개최 근거로 해명한 보안 유지는 주정심 운영세칙 제9조에 따른 서면심의의 요건으로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졸속 심사 문제

 

또한 8.2대책을 내놓기 전에 보안 유지를 이유로 이틀 전인 731일에 위원들에게 서면심의를 요청하기도 했다. 급한 사안이라는 이유로 충분한 검토와 숙의가 이루어졌는지, 위원들에게 안건을 급하게 처리하게 한 건 아닌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심의위원들이 이틀 만에 서울25개구와 과천시, 세종시 등 27개 지역의 시장 상황과 전망, 투기 우려 등을 판단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8.2부동산대책 이후 9.5대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국토교통부는 91일에 심의위원들에게 이메일로 심의통지서를 전달했고, 국토부 내부회의를 거쳐 투기과열지구 지정지역을 성남시 분당구대구시 수성구두 곳으로 결정을 한 후에, 심의위원들에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만 물었다고 한다. 심의위원은 투기과열지구 지정에 대한 의견을 작성할 수 있긴 하지만, 의견이 오가는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에서, 숙의 없이 찬반 투표만으로 결정되고, 이미 정부 인사가 당연직 위원으로 과반을 차지하기에 깊이 있는 논의나 대책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졸속 심사 문제도 서면 심사와 같이 규정을 잘 지키면 된다.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운영세칙 제2(회의의 개최) 1항에 따르면 회의는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수시로 개최할 수 있고 2항에 따르면 1항에 따른 회의를 하고자 할 때에 회의 개최 7일 전까지 회의의 일시와 장소 그리고 안건을 각 위원에게 통보해야 한다. 다만 동 조항에 예외조항이 있다. 내용은 “1. 긴급한 사유로 심의회를 개최할 필요가 있어 회의 개최 7일 전까지 회의 일정과 안건 등을 통보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 “2. 안건의 내용이 공개될 경우 공공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이다. 이 예외조항을 삭제해야 한다. 회의 안건지를 읽고 조사하고 의견을 생각하는 데에 요구되는 시간이 보장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8.2대책의 경우, 발표 이틀 전에 서면심의가 이루어졌는데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 예외조항을 없애 이러한 일을 미리 방지하도록 해야 한다.

 

 

회의록 비공개 문제

 

주정심에 관한 정보는 거의 모두 비공개로 처리되어 있어 어떤 직위, 직책의 사람이 위원으로 있는지, 회의에서는 어떤 논의가 오가는지 등을 알기가 어렵다. 정보공개 누리집에서는 정부가 결재한 문서를 국민에게 원문으로 공개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정보공개 제도는 공공기관이 업무를 수행하며 갖게 되는 정보를 국민에게 공개하여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더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국정운영에 참여를 유도하고 국정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이다. 그런데 정보공개 목록에서 주정심에 관한 정보는 현 주거정책심의위원회의 전신인 주택정책심의위원회의 운영세칙을 개정하는 문서 하나를 제외한 모든 것이 비공개로 처리되어 있다. 1년에 여러 회 진행되는 주정심 회의(모두 서면심사이긴 하지만)에서 심의안건은 무엇인지, 심의위원은 현재 시점에서 어떠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지, 누가 어떤 의견을 내는지 등 모든 정보를 알 수가 없다. 여러 해가 지난 주정심 심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오직 정부가 심의결과에 따라 내놓은 정책을 발표하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정보공개법의 정보공개 제도의 목적 중 하나인 국민의 알 권리를 충분히 실현하기 위해서 적어도 얼마 간 시간이 지난 주정심 관련 문서는 공개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시간이 지난 주정심 심의 안건이라도 살펴볼 수 있다면 국토부의 주거와 관련한 철학과 동향을, 그리고 심의위원들은 국토부의 의견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갖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 알 권리를 실현하여 국정운영에 참여를 유도하고자 한다면 모든 정보를 마냥 가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가능한 수준에서 최대한 정보공개가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경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 개최 예정일과 의사록 공개 예정일을 설정하여 회의록을 공개한다. 예를 들어 20181월 회의의 경우 118, 25일 회의 후 의사록 공개 예정일이 26일로 잡혀 있다. 회의록 발언은 일부 위원으로 표현하는 등 발언 위원은 익명으로 처리된다. 주정심의 회의록 비공개 문제도 이와 유사한 방향으로 회의록을 공개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가령 주정심 심의 한 달 뒤에 회의록을 공개하고, 발언 위원은 익명으로 두는 것이다. 이에 정보공개에 관한 항을 추가하여 회의록 비공개 문제를 개선한다. 10조가 회의록에 관한 세칙으로 2항까지 있는데 항을 추가하여 다음과 같이 개정하여야 한다. 회의록은 심의 후 1개월 뒤에 공개한다. 다만 회의록에서 발언한 심의위원은 비공개 처리한다.

 

 

정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위원 구성에 대한 대안

 

주정심에서 당연직 위원과 위촉직 위원 중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은 위원을 합하면 16인이다. 소위 거수기비판을 구조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선 당연직 위원이 과반이 되어선 안 된다. 또한 위원의 구성에 관하여 주거복지 등 주거정책의 대상계층 대표자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는 위촉직 위원 9명을 제외하면, 당연직 위원과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위촉직 위원을 합하면 16인으로 과반이다. 정부의 의도에 따라서 주정심은 거수기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대안을 제시한다. 위원 총수를 현 25인 이내에서 33인 이내로 늘리고, 늘어난 위원 8인을 주거정책의 대상계층을 대표하는 이들로 구성하는 것이다. 또한 당연직 위원의 수를 현 14인에서 더 늘어나지 못하도록 한다. 제시된 대안에 따르면 당연직 위원과 정부측 영향을 받는 위촉직 위원의 수는 16, 그렇지 않은 위촉직 위원은 17인이 된다. 주정심 심의위원이 이와 같이 구성되면, 위원의 과반이 당연직으로 구성되어 생길 수 있는 거수기문제를 구조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개정안에 따라 늘어난 위촉위원 8명에 어떤 계층이 포함되고 또 어떻게 선정되면 좋을지 논의가 필요하다. 새로운 위촉직 위원 8명에 포함될 계층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장애인, 고령자, 저소득층, 청년층, 신혼부부, 노숙인 혹은 노숙위기계층, 위기청소년, 다문화가족 등 계층을 각각 적어도 1인씩 위촉하는 것이다. 장애인, 고령자, 저소득 계층은 주거기본법 제5(주거종합계획의 수립) 17호에 따른 주거지원이 필요한 계층이다. 또한 청년층과 신혼부부는 주거기본법 제20(주거실태조사) 22호와 4호에 따른 계층이다. 이들 계층은 주거복지와 지원을 필요로 한다. 청년층과 신혼부부는 젊은층 1, 2인가구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과 주거비 부담 증가로 주거실태조사의 조사대상에 있다. 주거수준의 향상과 1, 2인가구 주거정책지원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거라 생각된다. 여기서 청소년과 노숙계층을 포함하려 한 이유는 이들이 당장에 주거비를 일부라도 감당할 수 있는 계층이 아닌 특수취약계층에 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숙인은 길거리가 곧 거주공간이 될 수 있기에, 물리적 사회적 위험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여건에 있다. 또한 노숙인뿐 아니라 노숙위기계층을 고려하여 거리에서 노숙할 위험에 처한 사람도 포함한다. 그리고 학교 밖 청소년이나 소년소녀 가장 등 청소년은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누리기 어려울 것이다. 다문화가족 지원법에서 다문화가족의 현황과 실태를 파악하는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고 생활정보, 교육, 의료에 관한 지원은 있지만 주거 문제에 관해서는 명시되어 있진 않다. 개정안을 통해 주거 문제에 있어서 다문화가족의 구성원이 직접 목소리 낼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주거권만큼은 우리 사회의 일반적 인식이나 자원의 한계보다도 법에서조차 고려하지 못하는 그러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보장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개정전

개정후

      제8(주거정책심의위원회)

1항에 따른 위원회는 위원장 1명을 포함하여 25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제8(주거정책심의위원회)

1항에 따른 위원회는 위원장 1명을 포함하여 33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제8(주거정책심의위원회)

 

위원장은 국토교통부장관이 되고, 위원은 다음 각 호의 사람으로 한다.

  1.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차관급 공무원

   ...

  5.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으로서 국토교통부장관이 위촉하는 사람

    가. 주거복지 등 주거정책의 대상계층을 대표하는 사람

      제8(주거정책심의위원회)

 

위원장은 국토교통부장관이 되고, 위원은 다음 각 호의 사람으로 한다.

  1.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차관급 공무원 10

   ...

  5.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으로서 국토교통부장관이 위촉하는 사람

    가. 주거복지 등 주거정책의 대상계층을 대표하는 사람으로 장애인, 고령자, 저소득층, 청년층, 신혼부부, 노숙인 혹은 노숙위기계층, 위기청소년, 다문화가족 각 1인 이상을 포함한다.

 

 

서울시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위원 구성에 대한 문제와 대안

 

중앙정부의 주거정책심의위원회가 있고, ·도별 주거정책심의위원회가 존재한다. 여기서는 앞에서 이야기했듯 서울시 주정심을 살펴보려 한다. 서울시의 주거기본조례에 따르면 서울시 주거정책심의위원회는 총 15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서울시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위원명단(별첨4)을 보면 서울시 주정심에도 서울시 주거기본조례 제9(구성) 42호인 주거복지 등 주거정책의 대상계층을 대표하는 사람이 다양하지 않다. 위원 중 변호사가 있는데 소속 법무법인의 전문 분야 중 하나는 부동산/건축 부문이다. 시도별 주정심은 그 설치근거가 주거기본법에 있고 시도 주거종합계획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해 설치된다. 서울시 주정심의 경우에도 주거기본법에서 주정심과 비슷하게, 보다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기 위하여 위원의 구성이 다양하지 않은 점이 한계라 할 수 있다. 중앙정부의 주정심 위원의 구성을 앞에서 제안한 바대로 한다면 서울시 주거기본조례의 서울시 주정심 위원의 구성도 유사하게 제안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서 중앙정부 주정심의 위원의 구성도 다양하지 않다는 문제를 지적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서울특별시 주거기본조례에서 제3장 주거정책심의위원회의 구성에 해당하는 조항이다.

 

       제9(구성위원회는 위원장과 부위원장 1명을 포함하여 15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④ 위촉직 위원은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자 중에서 시장이 위촉한다

                        2. 주거복지 등 주거정책의 대상계층을 대표하는 사람

 

여기서 제91항의 15명 이내를 23명 이내로 고치고, 942호를 다음과 같이 바꾼다.

 

    2. 주거복지 등 주거정책의 대상계층을 대표하는 사람으로 장애인, 고령자, 저소득층, 청년층, 신혼부부, 노숙인 혹은 노숙위기계층, 위기청소년, 다문화가족 각 1인 이상을 포함한다.

 

개정전

개정후

       제9(구성)

      

      ① 위원회는 위원장과 부위원장 1명을 포함하여 15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 

위촉직 위원은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자 중에서 시장이 위촉한다.

   ...

  2. 주거복지 등 주거정책의 대상계층을 대표하는 사람  

       제9(구성)

 

      ① 위원회는 위원장과 부위원장 1명을 포함하여 23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 

위촉직 위원은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자 중에서 시장이 위촉한다.

   ...

   2. 주거복지 등 주거정책의 대상계층을 대표하는 사람 으로 장애인, 고령자, 저소득층, 청년층, 신혼부부, 노숙인 혹은 노숙위기계층, 위기청소년, 다문화가족 각 1인 이상을 포함한다.

 

대상계층을 선정하는 방식은 공개모집과 공개추천 방법이 있다. 서울시에서 공개모집 공고를 통해 대상계층의 대표자를 선정하는 것이다. 노숙인과 같이 대상계층 선정이 어려울 수 있는 계층은 그러한 계층을 대표할 수 있는 대상, 가령 노숙인을 돌보는 자 등을 추천할 수 있도록 공개추천제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혹은 대상계층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위원 선정을 위한 위원회를 만들어서 운영하는 방법이 있다. 중앙정부는 국토교통부 내에, 지방자치단체는 지자체 내에 위원회를 둘 수 있을 것이다. 또 중앙정부/·도별 주정심의 위원장이 시민단체 등 단체 에 추천을 의뢰하여 운영하는 방법도 있다. 주정심 위원장이 대상계층과 관련하여 추천을 의뢰할 수 있는 단체를 찾고, 추천받은 자 중에서 위촉하는 것이다. 여기서 일반 국민의 참여가 보장되는 부분이기에, 위촉된 자에 대해 위촉 사유 등을 선정위원회나 국토부 혹은 시·도별 홈페이지에 공개하여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별첨1: 주정심 운영세칙 개정 문서의 주정심 위원 현황, 2016.7.12.)

 

(별첨2: 성치화 정보공개 청구, 2018.1.25.)

 

(별첨3: 주정심 운영세칙의 별지 제2호서식 직무윤리 서약서)


 

(별첨4: 서울시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위원명단)

 

 

1 2 3
1 / 3
민중연합당 로고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방로 67길 11 한국잡지협회 빌딩 5층T. 02.6933.0012 | F. 02.6442.8441 | E. theminjungparty@gmail.com Copyright © 2017 민중당.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