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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과 논점] 2018-23호 _ 6.12 북미정상회담의 주요내용과 의의('세기의 담판'이 아닌 '세기의 만남',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작성자 민중당조회수 580등록일 2018.06.18


 

 

현안해설

6.12 북미정상회담의 주요내용과 의의

(‘세기의 담판’이 아닌 ‘세기의 만남’,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6월 12일 오전 9시,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 위치한 카펠라 호텔에서 금세기 가장 극적이고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지난 70년 간 전쟁을 이어온 두 국가의 정상들이 마주서서 손을 잡는 모습이 전 세계에 생중계 되었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이다. 양국 정상은 회담장소에 준비된 양쪽 회랑을 통해 서로를 바라보면서 화해의 발걸음을 떼었으며, 두 정상이 마주한 장소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기와 미합중국의 국기가 나란히 선채로 배경대를 만들고 있었다. 이것은 양국이 더 이상 적대적인 관계가 아닌 정상국가관계로의 변화를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불과 6개월 전까지만 해도 서로에 대한 불신과 막말로 언제 충돌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으리만큼 극단적이었던 양국 관계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70년 간의 적대관계 청산을 선언하고, 새로운 관계 정립을 약속했다. 예정되었던 정상회담이 한 번 취소 됐었기에 양국 정상들이 직접 마주하는 순간까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고, 때문에 더욱 더 극적인 화해와 협력의 시작을 알리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세기의 만남’은 통역자만 배석하는 단독회담을 시작으로 대표 실무진들이 함께 배석한 확대회담 그리고 업무오찬 등 예정된 순서대로 차근차근 진행됐다. 그리고 통역 없이 진행된 산책을 마친 후 공개된 일정에 없는 공동선언문 서명을 선언했다.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미 양국정상의 만남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준비를 끝낸 상태에서 시작된 것이다.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 전문>

김정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도날드 제이.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 사이의

싱가포르 수뇌회담 공동성명

 

김정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도날드 제이.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첫 역사적인 수뇌회담을 진행하였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조미관계수립과 조선반도에서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구축에 관한 문제들에 대하여 포괄적이며 심도 있고 솔직한 의견교환을 진행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안전담보를 제공할 것을 확언하였으며 김정은 위원장은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부동한 의지를 재확인하였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조미관계수립이 조선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면서, 호상(상호) 신뢰구축이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추동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다음과 같이 성명한다.

 

1.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합중국은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두 나라 인민들의 염원에 맞게 새로운 조미관계를 수립해나가기로 하였다.

 

2.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합중국은 조선반도에서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할 것이다.

 

3.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2018년 4월 27일에 채택된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면서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하여 노력할 것을 확약하였다.

 

4.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합중국은 전쟁포로 및 행방불명자들의 유골발굴을 진행하며 이미 발굴 확인된 유골들을 즉시 송환할 것을 확약하였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처음으로 되는 조미수뇌회담이 두 나라 사이에 수십 년간 지속되여온 긴장상태와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는 데서 커다란 의의를 가지는 획기적인 사변이라 는데 대하여 인정하면서 공동성명의 조항들을 완전하고 신속하게 이행하기로 하였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합중국은 조미수뇌회담의 결과를 이행하기 위하여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마이크 폼페오 미합중국 국무장관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해당 고위 인사 사이의 후속협상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김정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도날드 제이.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은 새로운 조미관계발전과 조선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번영, 안전을 추동하기 위하여 협력하기로 하였다.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쎈토사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 합 중 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대 통 령

                  김 정 은                                                                                        도날드 제이.트럼프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의 주요내용

 

공동성명은 전문 포함 크게 4개의 항으로 작성되었다. 전문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보장을 제공하기로 약속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명시 되어있다. 전문에서 이미 양국 간의 포괄적인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국제관계의 관례상 정상들의 공동성명은 조항의 순서에 따라 그 중요성을 파악할 수 있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공동성명 역시 그 순서에서 이번 회담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다. 

 

1.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합중국은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두 나라 인민들의 염원에 맞게 새로운 조미관계를 수립해나가기로 하였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핵심이다. 양국 정상은 지난 70년 동안 지속되어 왔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관계를 수립해 나가기로 약속했다. 이는 그동안 미국이 취하고 있었던 전쟁 당사국에 대한 무장해제와 일방적인 항복을 요구했던 관계에서 양국이 전쟁을 종식하고 정상적이고 평화로운 관계로의 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한마디로 북미관계 정상화를 의미한다.

 

2.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합중국은 조선반도에서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할 것이다.

 

1항의 북미관계 정상화에 함께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간다는 것이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을 통해 전쟁당사국으로서의 군사적 긴장과 위협을 없애고 한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회담 선언문에는 없지만 기자회견과 군사 당국자들의 언급에서 나온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의 무기한 중단을 약속했고, 북한은 이미 폐기한 풍계리 핵실험장에 이어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쇄를 약속했다. 포괄적인 합의문에 실제 구체적인 행동 조치들까지 합의가 되어간다는 것이다.

 

3.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2018년 4월 27일에 채택된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면서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하여 노력할 것을 확약하였다.

 

1항의 북미관계 정상화와 2항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통해 3항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지난 4.27 판문점 선언에서 이미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고 선언했다. 즉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은 보조를 맞춰 가는 톱니바퀴와 같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해 준 것이다.

 

4.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합중국은 전쟁포로 및 행방불명자들의 유골발굴을 진행하며 이미 발굴 확인된 유골들을 즉시 송환할 것을 확약하였다.

 

유골 발굴 및 송환은 이미 1996년~2005년 사이 33차례에 걸쳐 진행된 바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자국민들에게 전쟁 당시 실종되었던 군인들의 유해와 유골을 가족들에게 송환해 준다는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메시지를 주는 효과를 줄 수 있다. 북미 정상회담의 가장 빠른 성과로 발표할 수 있는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정상회담 당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오늘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있는 합의는 유해 발굴과 송환 합의”라고 언급했는데,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전쟁의 마무리 단계에서 전쟁 당사국이 가장 먼저 진행하는 협상이 바로 전쟁포로 교환 문제라는 것으로 보더라도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에 이번 문구를 넣은 이유는 휴전 상태인 전쟁의 실질적인 종식으로 나아가는 행동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북미정상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의 내용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북미관계 개선->한반도 평화체제 구축->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합의로 표현할 수 있다.

 

CVID가 없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그 만남 자체가 역사적인 사건이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의 일부 세력들은 이번 공동성명에 일명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부정하며 실패한 쇼라고 폄하하고 있다. 

 

CVID는 2003년 조지 W 부시 행정부시기 미국 강경파의 대북 압박의 표현으로 사용된 단어이다. 당시 이 개념을 만들어 낸 장본인은 현재 백악관 안보보좌관으로 있는 존 볼턴이다. 볼턴 안보보좌관은 현재도 미국 강경파의 핵심으로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좌초될 뻔한 원인을 제공한 인물이다. 2003년 당시 미국의 대북압박용 표현으로 나온 CVID에 대해 북한은 “승전국이 패전국에 쓰는 표현”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었다. 그리고 그 이후 북미 양국 사이에서 CVID 라는 표현은 사라졌다.

 

그러나 작년 11월 진행된 북한의 화성 15형 발사 실험과 국가 핵무력 완성 선언 이후 양국의 물밑 대화는 지속적으로 이뤄져왔고, 북미 대화의 조건은 점점 더 무르익어 왔다. 북한은 신년사설을 통해 2018년 공세적인 평화 행보를 선언하고 평창올림픽 참가, 남북 고위급 회담, 남북 정상회담 등 주도적인 자세로 미국을 대화 테이블 자리로 이끌어 냈으며, 이 과정에서 다급해진 미국내 강경파에서 다시 CVID 라는 과거의 개념을 다시금 들고 나온 것이다. 그러나 이번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CVID 라는 표현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김정은 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에 동의 했다. 그 배경에는 미국의 대북정책의 변화에 있다.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

『비핵화를 통한 관계 정상화가 아닌 관계 정상화를 통한 비핵화』

 

과거 미국의 대북정책은 비핵화를 통한 관계개선이었다. 1993년 1차 북핵위기부터 지금까지 이 원칙은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통해서 미국의 대북정책은 관계개선을 통한 비핵화로 전환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양국 정상이 서명한 공동성명의 구성과 내용이 모두 그러하다. 이것이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역사적인 변화의 시작이라고 평가하는 이유이다.

 

북미 관계개선을 통한 비핵화를 원칙으로 합의했다는 것은 전쟁이후 지금까지 계속되어온 북미 대결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시작된 것이다. 즉 북미 대결의 역사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과 체제 붕괴 위협으로부터 북한의 핵개발과 이로 인한 북핵문제가 발생한 것이지, 북한의 핵개발로 인해 미국과의 적대관계가 생성된 것이 아니라는 북미관계의 근본적인 문제 인식에 전환이 시작된 것이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훌륭한 결과들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오늘 과거를 덮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인 공동성명에 서명하게 된다.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다.”

 

위의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공동성명서 서명식 직전에 각각 했던 발언이다. 양국은 이미 1994년 제네바 합의, 2000년 조미공동코뮤니케, 2005년 9.19공동성명, 2012년 2.29합의 등을 통해서 관계 정상화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를 했던 경험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리비아식 모델이니 이라크 모델이니 하는 불필요한 논쟁은 중단하고 한반도에 적합한 우리식 모델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의 무기한 중단의 소식이 나오고 있고, 북한의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쇄의 약속도 나오고 있다. 매우 의미 있고 상징적인 행동으로 북미정상회담의 첫 행보를 시작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과 중국을 포함하는 평화협정 체결에 대한 언급이 있었으며, 정상회담 종료후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곧바로 한국과 중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의 성과를 공유했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을 선언한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공동성명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회담 준비과정과 회담석상에서 합의된 구체적인 내용들이 하나씩 공개되는 모습이다. 그리고 합의사항 이행을 위한 고위급 회담이 빠른 시일내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후 이행 과정에서 여러 가지 장애물들과 예상치 못한 암초들이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과도한 욕심과 요구 이전에 양국 간의 상호 신뢰 쌓기를 가장 기본으로 두고 관계를 만들어 간다는 입장을 중시해야 한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북미 양국은 신뢰회복을 시작으로 대북제재 해제, 연락사무소 설치, 북미 수교와 대사관 설치 등 앞으로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중대한 변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때문에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일회성으로 끝나는 ‘세기의 담판’이 아닌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첫걸음을 뗀 ‘세기의 만남’이라고 하는 것이 적절하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2차 정상회담이 더욱 더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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