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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과 논점] 2019-02호 _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의 문제점> , <북-중 정상회담의 의미>
작성자 민중당조회수 283등록일 2019.01.11


 


 

지난 7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초안>(이하 정부 개편 안)을 발표했음. 이번에 발표된 주요 개편 내용은 ▲ 전문가로 구성된 ‘구간설정위원회’와 노·사 양측과 공익위원으로 구성된 ‘결정위원회’로 이원화 ▲ 현행 최저임금 결정기준인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에 ‘고용수준, 경제상황, 사회보장 급여 현황’ 등을 추가 ▲ 공익위원 추천에 있어서 정부 단독 추천권 폐지 및 국회 또는 노사와 추천권 공유임. 

 

이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이번 개편 안이 ‘최저임금 인상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며 개악추진에 대한 공동 대응 투쟁을 예고했음. 한편 재계는 개편안 취지에 기본적으로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힘. 경총은 추가로 “업종별·지역별 최저임금 구분 적용 방안, 정부의 책임성 강화 방안도 심도 있게 검토돼야 한다.”며 “최저임금 제도의 선진화를 이루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함. 

 

1. 현황

 

- 우리나라는 헌법과 최저임금법에 근거해 1988년 이래로 최저임금제를 시행해 오고 있음. 또, 2001년에는 최저임금에 관한 ILO협약(제 26호 및 제 131호)을 비준하였음. 131호의 핵심내용은 최저임금제도의 수립·운영 등과 관련 노사대표와 협의, 노사대표 및 공익대표의 최저임금제도 운영에의 참가, 다양한 형태의 최저임금 결정방식(법령, 정부, 위원회, 노동법원, 단체협약 등)임. 

※ ILO제 131호 협약 제4조 제3항 : 최저임금 결정제도의 성격상 적절한 경우에 다음의 자가 제도의 운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마련되어야 한다. 

(a) 평등에 기초하여, 관련 사용자단체 및 근로자단체의 대표자, 그러한 단체가 없는 경우에는 관련 사용자 및 근로자의 대표자 

(b) 국가의 일반이익을 대표할 자격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로서, 대표성이 있는 관련 사용자단체 및 근로자단체가 있고 그 단체들과의 협의가 국내법과 관행에 부합하는 경우 그 단체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임명된 자


- 고용노동부에 최저임금의 심의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설치. 고용노동부장관의 최저임금 심의 요청(매년 3. 31. 까지) → 최저임금위의 최저임금안 심의 · 의결(90일 내) → 고용노동부장관의 최저임금안 고시 및 노사 대표자의 이의제기(고시된 날부터 10일 내) → 고용노동부장관의 최저임금위에 재심의 요청 → 고용노동부장관의 최저임금 결정 · 고시(매년 8.5까지) → 최저임금 효력 발생 (다음 해 1.1.부터)

-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각 9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임기는 3년임. ▲ 근로자위원 : 총연합단체인 노동조합에서 추천한 사람 중 제청 ▲ 사용자위원 : 전국 규모 사용자단체 중 고용노동부장관이 지정하는 단체에서 추천한 사람 중 제청 ▲ 공익위원 : 위촉기준에 해당하는 사람 중에서 위촉. 

 

2. 정부 개편 안 및 문제점 

 

■ 결정구조의 이원화 

 

○ 주요 내용

- 정부는 최저임금위원회 내에 전문가(총 9명)로 구성된 구간설정위원회를 신설해 상·하한 구간을 정하고, 결정위원회가 그 구간 내에서 최저임금안을 결정하도록 이원화 하는 방안을 제시함. 

 

- 구간설정위원회의 전문가는 ▲ 노·사·정 각 5명씩(총 15명) 추천 후 노사 순차 배제 (각 3명)하는 방식과 ▲ 노사정 각 3명씩 추천하여 9명으로 구성하는 복수의 안을 제출함. 

 


 

 

- 전문가는 5년 이상 대학에서 경제학, 노사관계, 노동법학, 사회학, 사회복지학, 그 밖에 이와 관련된 분야의 부교수 이상으로 재직 중이거나 재직하였던 사람 또는 10년 이상(경제학, 노사관계, 노동법학, 사회학, 사회복지학, 그 밖에 이와 관련된 분야의 박사학위 소시자는 5년) 공인된 연구기관에서 노동·경제 문제 등에 관한 연구에 종사하고 있거나 종사하였던 사람을 기준으로 함. 

 

○문제점

- 전문가로만 구성된 구간설정위원회에서 최저임금의 상·하한선을 결정하는 것은 노·사 당사자를 배제하는 것으로 최저임금에 관한  ILO협약에 위배됨.  ILO 기준은 최저임금 결정제도의 운영에 있어서 ① 노사공익 3자 직접참여 원칙, ② 노사대표 동수구성 원칙을 요구하고 있음. 직접참여 원칙은 노사공익 3주체 각각이 최저임금제도의 운영에 어떤 방식으로든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미임. 또, 구간설정위원회의 ‘전문가’들이 모두 결정위원회 위원으로도 참여하게 되는데, 이 경우 전문가와 공익위원의 입지는 강화되는 반면 노·사 당사자는 거수기로 전락할 것으로 보임. 

 

- 구간설정위원회의 전문가선정 기준도 협소함.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이 전문가의 책상이 아니라, 공장과 사무실, 청소실과 급식실이라는 현실에서 발생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안정이나 실상, 저임금으로 고통 받는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기 어렵다고 주장하며 강력히 반대함. 학계 공익위원 뿐 아니라 전문성 향상 방안을 위한 다양한 기준이 고려돼야 함.   

 

- 구간설정위원회 구성 시 노사가 추천한 인사를 상호배제 하는 방식도 매우 우려됨. 정부는 ‘정부 추천 공익위원이 사실상의 결정권을 행사하는 심의 구조’를 개선한다고 했지만, 상대방의 입장을 가장 잘 대표할 만할 추천위원이 서로 배제 될 경우, 공익위원의 심의·의결 권한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됨.  공위위원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제고하는 데 적절한 방식인지도 의문임. 

 

■ 결정기준의 변경 

 

○ 주요 내용

- 현행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고용수준, 경제성장률을 포함한 경제 상황, 사회보장 급여 현황 등을 기준에 추가함. 특히, 기업의 지불능력이 포함됨. 

현행

개편안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

근로자의 생활보장 : 근로자의 생계비, 소득분배율, 임금수준, 사회보장급여 현황

고용‧경제상황 : 노동생산성, 고용수준, 기업 지불능력, 경제성장률 포함 경제 상황 등

 

 

○ 문제점 

- 최저임금 결정 기준에 ‘기업의 지불능력’을 추가해 최저임금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함. 최저임금법은 제 1조에서 노동자 임금에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국민경제에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 한다고 그 목적을 밝히고 있음. 그러나 ‘기업의 지불능력’이 기준에 추가되면, 사업주의 무능력에 따른 경영손실도 노동자에게 전가할 수 있게 됨. 법으로 최저임금을 억제함으로써 사업주 이윤만 보장하는 꼴임. 결국, 저임금 고착화로 귀결될 것이며 최저임금법을 노동자가 아니라 사용자를 위한 법으로 바꾸겠다는 것임. 

 

- 최저임금과 ‘고용수준의 영향’은 학계 및 연구기관에서 오랜 기간 지속된 논쟁으로 아직까지 정립된 의견이 없음. 이는 향후 다툼의 소지만 키울 뿐임. 

 

■ 공익위원 추천에 있어서 정부 단독 추천권 폐지

 

○ 주요 내용

- 그동안 정부가 추천권을 모두 가지고 있어서 공정성 논란을 야기했던 공익위원에 대해 ▲ 국회가 일정규모 추천권을 행사하거나, ▲ 노·사 단체가 공익위원 선정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추천권과 순차배제권을 부여함. 

 

○ 문제점 

- 공익위원의 경우 실질적인 캐스팅 보드 역할을 하고 있음. 중립성과 책임성이 요구 되는 것은 맞으나 자칫 정부의 책임 떠넘기기가 될 수 있음. 

 

3. 평가 

 

-  최저임금에 영향을 받는 노동자들의 처지를 반영하기 위한 대표성강화, 준수율 제고, 결정 기준 현실화 등을 위해서 공익위원 선출방식을 변경 하는 등 운영체계의 수정·보완은 필요함. 그러나, 현행과 같은 결정방식 대신 다른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현행 제도의 단점을 보완해 줄 것이라는 근거는 없음. 또한, 지나치게 급격한 변화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수 있음. 이해 당사자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급작스럽게 결정 체계를 변경하는 안을 제출하고, 심지어 올해 안에 최저임금법을 개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혼란을 일으키고 있음. 문재인 정부가 보수언론과 재계의 최저임금 속도조절론 공격에 못 이겨 최저임금 인상을 포기하는 것으로 판단됨. 

 

- 최저임금액을 인상해도 임금 산입범위, 결정체계 개편, 지역별·업종별 차등책정, 최저임금 결정 기준 변경 등의 방안을 동원해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를 시도하는 것임. 최저임금 인상 포기라는 선언이 부끄러워 굳이 결정체계를 개편하겠다는 안을 제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임.  

 

- 정부는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시 합리성과 객관성이 높아지고 최저임금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음. 하지만 정부 개편 안은 오히려 사회적 갈등과 혼란을 부추김. 실제로 최저임금 위원회는 이미 전문가인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 인상율에 대한 최저-최고인상폭의 구간을 제시하고 노사에게 구간 안에서 타결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음. 정책결정 방침이나 집행과정에서 조율할 사안을 법제도개선 사항으로 발표해 최저임금을 둘러싼 노사 갈등을 증폭시키고 혼란을 부추기는 이유에 대해 성찰해야 함. 

 

 


 

■ 숲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 언론

 

지난 1월 7일부터 10일까지 3박4일 간의 일정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진행됐다. 중국 방문 일정동안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 환영만찬, 송별오찬 등의 공식 일정과 함께 주요 경제시설 시찰 및 양국의 분야별 책임담당자들 간의 교류가 이뤄졌다. 이번 정상회담은 2019년 새해의 시작과 함께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북중 양국뿐만 아니라 한반도를 주시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국내외 대부분의 언론들은 이번 정상회담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에게 사전 보고를 통해 미국을 압박하고 든든한 후원자를 내세우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런 분석은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매우 편협한 시각이며, 동시에 그것만 보고 싶어 하는 언론들의 한계라고 할 수 있다.

 

■ 4차 북중 정상회담의 핵심 내용과 의미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의 의제는 매번 큰 변화 없이 유사하다. 양국 간의 내부 상황 공유와 대외 상황에 대한 소통이다. 이번 정상회담 역시 큰 변화는 없었다. 양국의 전통적인 우호 친선 관계 강화와 공통의 관심사인 한반도 정세와 비핵화 협상 과정 등 대외관계 분야에 대한 상호 이해와 지지, 연대의 입장 확인이다.

 

사실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1월 1일 발표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행보였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내용 역시 김정은 위원장의 2019년 신년사에서 모두 찾아 볼 수 있다. 

 

1. 전략적인 의사소통과 전통적인 친선관계 강화

 

올해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특이할 만한 점 중에 하나가 대외 분야에 대한 첫 번째 메시지는 미국이 아닌 중국과 쿠바 등 사회주의 국가들 사이의 전략적인 의사소통과 전통적인 친선협조관계를 강화한 것에 대한 평가이다.

 

작년 3월 전격적으로 진행된 김정은 위원장의 첫 번째 해외 방문 일정 역시 중국이었다. 작년 3월부터 100여일의 기간 사이에 김정은 위원장은 세 차례나 중국을 방문하여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매번 만남에서 양국 정상은 선대 지도자들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두터운 신뢰와 우의를 최우선시 하며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중시하면서 앞으로도 변함없이 전략적인 소통관계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그리고 세 차례의 정상회담을 전후로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굵직한 사안들이 함께 진행됐다. 이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예속적이다’, ‘북한은 스스로 국가 중대사를 결정하기에 앞서 중국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등의 ‘중국배후론’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이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혔듯이 사회주의 국가들 사이의 전략적인 의사소통과 전통적인 친선협조 관계의 강화라고 할 수 있겠다. 올해 첫 시작과 함께 첫 번째 해외 정치 일정으로 중국을 선택한 것 역시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2. 조선반도 정세와 비핵화 협상 관련 소통

 

1월 10일자 노동신문에서는 이번 북중 정상회담 관련 보도에서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 결과 보도를 통해 양국의 친선과 단결, 교류와 협조를 시대적 요구에 맞게 강화 발전시키는데서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조선반도 정세 및 비핵화 협상과정에 대해 심도 있고 솔직한 의사소통을 진행 하였으며, 대외관계 분야에서 두 나라 당과 정부가 견지하고 있는 자주적 입장들에 대하여 상호 이해와 지지를 표명했다”로 밝혔다.

 

중국은 한반도 핵문제 관련 혹은 북미 대결의 역사에서 항상 일관되게 당사자 간의 대화를 통한 평화로운 방식의 문제 해결을 주장해 왔다. 이번 북중 정상회담 관련 중국 외교부 대변인 기자간담회에서 역시 “중국은 일관되게 한반도 핵문제의 정치적인 해결을 주창해 왔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북미 대화에서 중국이 변수가 되지는 않는다”고 밝히면서 이번 북중 정상회담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를 좌지우지 하는 작용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다만 시진핑 주석은 “조선측이 주장하는 원칙적인 문제들은 응당한 요구이며 조선측의 합리적인 관심사항이 마땅히 해결되어야 한다는데 대하여 전적으로 동감하며 유관측들이 이에 대해 중시하고 타당하게 문제를 처리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하면서 북미 협상과정에서 미국이 취해야 하는 행동과 조치들에 대해 북한의 문제의식에 대해 동감을 표시했다.

 

각 국 정상들이 의견교환, 전략적 소통과 조율을 통해 국제사회와 지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이해관계 속에서 쌍방의 이익을 수호하고 연대를 도모하는 것이 진정한 외교인 것이다. 북한과 중국은 한반도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입장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제사회에서 이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전략적 소통을 진행한다는 것이지, 사전 의제 조율을 통해 미국을 압박한다거나 혹은 중국이 한반도 문제와 북미 대화에서 패싱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영향력 확대를 위해 북한을 불러 들였다거나 하는 수준 낮은 억지는 이제 그만 사라져도 될 듯 하다. 이것이 바로 외교라는 것이다.

 

3. 자력갱생과 사회주의 자립경제 건설

 

“자력갱생의 기치 높이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진격로를 열어나가자!”

올해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의 핵심 구호이다. 자력갱생을 통해 탄탄한 사회주의 자립경제를 건설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일주일 후 이웃한 사회주의 국가를 방문했다.

 

1월 10일자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번 북중 정상회담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은 “김정은 위원장이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할데 대한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제시하고 과감하고 영명한 결단을 내려 여러 가지 중대한 조치들을 취하면서 평화애호적이고 발전을 지향하는 조선측의 희망과 기대를 국제사회 앞에 보여줌으로써 국제적 영향력을 제고하고 전세계의 커다란 지지와 이해,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날 중국 외교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1년도 안되는 사이에 네 차례 중국은 방문했는데, 중국의 경제, 사회의 발전 성과와 중국 인민들이 부강번영을 위해 노력하는 정신과 면모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과 언급했다. 즉 이번 방중은 북한이 작년 결정한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기로 한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구체적인 실천으로 옮기는 첫 걸음인 것이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인재와 과학기술은 사회주의 건설에서 대비약을 일으키기 위한 우리의 주되는 전략적 자원이고 무기”이며 “국가적으로 과학기술 발전사업을 목적지향성 있게 추진하며 투자를 늘여야 한다”라고 언급 하면서 북한의 사회주의 경제건설에서의 핵심은 실용적이며 경제적 의의가 큰 핵심기술 연구 역량 집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번 방중을 함께 한 북한의 수행단 간부들의 면모를 살펴봐도 충분히 유추가 가능하다. 당의 핵심 외교라인인 김영철 당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등 대외전략 분야의 책임 간부 외에 함께 한 간부들을 보면 모두 과학기술 및 경제분야의 핵심 책임자들이다. 

 

박태성 부위원장은 북한의 과학기술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간부로 김정은 위원장의 핵심 참모 중 한 명이다. 박태성 부위원장은 작년 5월 이른바 북한의 ‘친선 참관단’을 이끌고 중국 각지의 경제 성과들을 직접 둘러본 경험이 있다. 최동명 당 중앙위원회 과학교육부 부장, 리일환 당 중앙위원회 근로단체부 부장 역시 북한이 사회주의 경제건설 노선에서 핵심으로 꼽고 있는 과학기술 분야와 근로단체 조직 분야의 핵심 간부들이다. 노광철 인민무력상 역시 군의 경제를 담당했던 경제위원장 출신으로 군이 경제건설의 후방을 책임지며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사회주의 인민의 군대 노선을 취하고 있는 중국과의 교류 협력을 함께 고려한 배치로 판단 할 수 있다.

 

4. 철도와 경제시찰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방중의 수단으로 작년 첫 번째 방중때와 같은 전용열차를 선택했다. 작년 첫 번째 방중에서 전용열차를 선택한 주된 이유는 전통의 계승을 통한 양국 관계의 발전이었다. 그러나 이번 방중에서 철도를 이용한 이유는 작년의 이유와는 사뭇 다르다. 분명 철도를 이용해 이동하는 것은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에 비해 물리적으로 불편한 점이 많다. 그러나 철도를 이용하면서 중국 현지의 철도 현황을 시작으로 농업, 산림업, 공업 분야 등에 대한 시찰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이것이 이번 방중에서 비행기가 아닌 전용열차를 선택한 이유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 중 경제분야에 대한 여러 주요 과업 중 철도를 비롯한 교통운수 부문에서 수송능력과 통과능력을 높여야 하며, 알곡 생산의 확대, 대건설사업 추진, 산림복구를 통한 원림녹화와 도로관리사업 개선 등을 제시했다. 단기간에 이 분야들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전용열차를 이용한 중국 현지 시찰이다.

 

또한 베이징 방문 두 번째 날에는 베이징시 동남쪽 이좡(亦庄)이라는 곳에 위치한 ‘베이징경제기술개발구’에 위치한 중국의 대표적 전통 제약 회사인 동인당 생산 공장을 방문했으며, 기존 관례를 깨고 정상 간 오찬은 베이징 최고급 호텔인 베이징호텔에서 진행 됐다. 이 역시 신년사에서 주되게 언급한 제약공장들과 의료기구 공장들의 현대화, 그리고 관광지구 건설과 건축설계와 건축공법의 국산화 등과 관련이 있는 행보라고 할 수 있다.

 

베이징은 천안문 광장을 중심으로 동쪽과 북쪽을 위주로 도시가 발달되어 왔었다. 때문에 베이징의 남쪽지역은 고도화된 시 중심에 비해 낙후된 면이 많았다.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이 방문한 ‘베이징경제기술개발구’가 위치한 이좡이라는 곳은 지도상 베이징시의 동남쪽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는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기술 산업 기업들이 진출해 있고, 이 옆으로 현재 건설중인 베이징 신공항이 올해 완공 및 운영에 들어가게 된다. 도시의 균형적인 발전과 계획적인 생태 거주 환경에 대한 시찰에 매우 적합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 2019년, 한반도와 대륙은 연결된다.

 

이번 북중 정상회담은 연말 김정은 위원장의 요청과 이에 대한 시진핑 주석의 초청으로 성사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과의 첫 인사에서 “연초 사업이 긴장한 속에서도 바쁜 시간을 내어 방문일정을 구체적으로 조직하고 세심한 관심을 돌려준데 대하여 사의”를 표하면서 네 번째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북한은 2018년을 평가하고 2019년을 준비하면서 이미 대담한 광폭 행보를 결심 한 듯하다. 연말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발송한 친서가 그 대담한 행보의 시작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해 시작과 함께 “김정은 위원장에게 훌륭한 친서를 받았다. 또 한 번의 만남을 가질 것이며 너무 멀지 않은 미래에 그걸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한 답신을 보냈고, 새해에도 남북 정상 간에 더 자주 만나게 되고 남북 관계에서도 비핵화에 있어서도 더 큰 폭의 속도 진전을 이루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연말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는 한국과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까지 발송 되었을 것이다. 그에 대한 답장으로 이번 북중 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이다. 올해는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이 되는 해인 동시에 북-중 수교 7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을 선포한 지 불과 5일 뒤인 10월 6일 북한과 중국은 정상 수교 관계를 수립한다. 양국 관계의 밀접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모습이다. 양국 모두에게 역사적인 해로 기억될 2019년이 정상회담으로 시작되었다. 시진핑 주석의 방북이 진행 될 것이고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은 계속해서 진행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정상회담 자리에는 외교라인 핵심들만 배석했다. 외교 핵심들이 배석한 자리에서는 양국 간의 외교 사안과 대외 관계에 대한 논의가 주로 이어졌을 것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소통을 진행했을 것이다. 또한 신년사에서 언급 했듯이 정전체제 해체, 즉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에 대한 논의 역시 진행되었을 것이다. 같은 시간 나머지 수행단들은 각각의 유관 간부들과의 활동들을 진행했다고 발표되었다. 과학기술과 경제분야의 핵심 간부들이 만나서 논의하는 내용이 무엇이겠는가? 관련분야의 교류와 협력이다. 공개적으로 발표 되지는 않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해제에 대한 협의가 있었을 것이며, 중국의 경제지원과 대규모 투자, 인프라 건설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2019년, 한반도와 대륙이 연결되는 원년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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