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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과 논점] 2019-04호 _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미와 스웨덴 실무회담>
작성자 민중당조회수 282등록일 2019.01.25


 

 

 


□ 김영철 조선노동당 부위원장 미국 방문

 

○ 북미 교착 상태의 타개 

 

- 김영철 조선노동당 부위원장이 1월 17일부터 19일까지 2박 3일간 미국을 방문함. 지난 2018년 11월 7일로 예정되어 있었던 미국 방문을 전격적으로 취소한 이후, 72일 만에 이뤄진 것임. 그 기간 동안 북미 양측은 어떤 고위급 회담이나 실무회담 등 ‘공식 채널’을 통한 회담이 없었음. 아무런 진척 없이 상호 공방만 주고받는 ‘교착 상태’에 있었다고 할 것임. 따라서 이번에 김영철 부위원장이 미국 방문을 하게 된 것은 북미 양국이 교착 상태 타개를 위한 일정한 합의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음.  

 

- 북미 양측이 이번 김영철 부위원장의 미국 방문을 얼마나 중요하게 다루는 지는 미국 방문 상황을 보면  알 수 있음. 김영철 부위원장은 중국 베이징에서 미국 국적의 유나이티드 항공기를 타고 17일 저녁 6:34분경 워싱턴에 있는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했음. 미국의 대북 ‘독자제재’ 목록에 올라있는 김영철 부위원장이 미국 국적 항공기를 탄 것도 이례적인 일이고, 북한 최고위 인사가 뉴욕을 경유하지 않고 워싱턴으로 직행한 것도 처음 있는 일임. 또한, 미국 측에서는 스티븐 비건 특별대표와 함께 숀 롤러 국무부 의전장이 공항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을 영접함. 장관급으로 정상급 외교 행사를 맡고 있는 미국 국무부 의전장이 공항까지 직접 나와 영접하는 사례는 매우 드문 경우임. 미국이 상당한 예우를 갖췄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임. 이후 김영철 부위원장은 미국의 철통 경호를 받으며 워싱턴 시내 백악관에서 약 1마일 떨어진 듀폰서클 호텔로 이동하였음. 북한 최고위 인사가 워싱턴에 묵는 것은 2000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 특사로 조명록 부위원장이 이후 19년 만의 일임. 

 

○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합의 

 

- 김영철 부위원장은 다음날 18일 오전 11시에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호텔에서 40분간 회동을 하고, 오후 12:15에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90분간 회동하며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였음.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 시간이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회담 시간보다 긴 것은 이번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문 목적이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에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임.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김영철 부위원장과 만남을 얼마나 기다렸는지를 볼 수 있는 대목임. 김영철 부위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환하게 친서를 받는 장면을 백악관은 언론에 공개하였음. 이런 상황들은 향후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주었음. 

 

- 낙관적 전망은 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입장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해서 "믿기 힘들 정도로(incredible) 좋았다"고 평가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월말께 만나기로 합의했다. 장소는 결정했지만 나중에 발표할 것."이라며 밝힘. 동시에 "나와 김 위원장 모두 이번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 우리는 언론에 보고되지 않은 많은 진전(a lot of progress)을 이뤘다"고 강조함. 또한, 지난 20일에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 최고 대표들과 이번 주에 굉장한 만남을 가졌다"며 "2월말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재차 드러냈음.  

 

○ 미국의 기류 변화 

 

- 이번 김영철 부위원장의 미국 방문은 ‘미국의 기류 변화’가 큰 몫을 했음. 이전까지 미국은 ‘선 비핵화, 후 제재 완화’ 입장이었음. ‘북한의 비핵화 없이는 제재 완화도 없다.’는 것이었음. ‘선 비핵화’란 구체적으로 ‘핵 신고->검증->핵 폐기’ 수순을 밟으라는 것이었음. 지난 2018년 10월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방북 당시 김정은 위원장에게 실제 "핵무기 목록 제출(핵신고)"를 요구했다고 함. 이에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과 미국의 신뢰관계가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목록을 제출하더라도 미국은 믿지 못할 것이고, 오히려 재신고를 요구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싸움이 일어날 것"이라며 거부하였음.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이 "종전 선언을 통해 북한과 미국의 신뢰가 구축되면 비핵화는 미국이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속도를 낼 것"이라고 하자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핵탄두·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동식 발사대 일부를 폐기하거나 국외로 반출해야 종전선언 등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고 함. 미국이 요구하는 ‘선 비핵화’와 북한의 입장 사이에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를 알 수 있음.      

 

- 이에 북한은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해 왔음. △2018년 11월 4일 권정근 외무성 미국연구소장 명의의 논평에서, 미국이 계속 ‘선 비핵화, 후 제재 완화’만 되풀이하며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핵과 경제)'병진'이라는 말이 부활할 수도 있다고 강조하였음. △2018년 11월 7일 김영철 부위원장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나기 위한 미국 방문 일정을 전격적으로 취소해버렸음. 이후 폼페이오 장관이 11월 27일 쯤 북미고위급회담을 갖자고 제안했으나, 역시 확답을 주지 않았음. △2018년 12월 16일 외무성 산하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 명의의 담화에서 “싱가포르 북미 수뇌회담 이후 지난 6개월 동안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국의 고위 정객들은 매일 같이 우리를 악의에 차서 헐뜯었다. 무려 8차에 달하는 반(反) 공화국 제재 조치를 취했다”며 “비핵화 길 영원히 막힐 수도” 있으며 “미국은 이제라도 깨닫고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 이행에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음. 결국 북한은 ‘선 비핵화’와 ‘대북 제재’에만 매달리는 미국이 태도를 바꿔 6.12 1차 북미정상회담의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고 ‘종전선언’과 ‘대북 제재 해제’ 등에 적극 나서라고 강력히 촉구한 것임. 

 

-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에서 기류 변화가 나타났음. △ 2018.12.19.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한미워킹그룹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였음. 그는 지난 8월 취임하고 넉 달째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지도 못하는 상황이었음. 그는 작심한 듯 19일 입국하는 공항에서 한국 기자들에게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해 미국 국민의 북한 여행 금지 완화를 검토하겠다.”며 일성으로 ‘제재 완화’ 발언을 하였음. 2차 한미워킹그룹 회의에서는 √12월 26일로 예정된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예정대로 진행 √남북 간 유해 발굴사업 √북한에 대한 타미플루 제공 문제에도 합의를 해줌으로써 ‘미국이 대북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는 신호를 북한에 확실히 보냈음. ‘비핵화 없이는 제재완화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뒤집은 것임. 또한, 스티븐 비건은 2차 한미워킹그룹 회의에서 “북미 협상 추진파들이 국내(미국)에서 정치적으로 몰리고 있는데다 (미국)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면서 이렇게 시간이 흐르게 할 순 없다. 북한은 시간이 자기편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실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고 함. 미국 국내 상황에 쫓기며 북미 협상을 간절히 바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속내를 솔직히 드러낸 것임. 바로 이점이 트럼프 행정부 기류 변화의 원인 중 하나임.  

 

-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 변화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발언을 비롯하여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음.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11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미국인들의 안전”이라고 밝힘.  ‘핵무기’보다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BCM)’에 협상의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으로 풀이됨. 기존의 ‘핵 신고->검증->핵 폐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BCM)’로 무게 중심이 이동한 것으로 볼 수 있음. 미국 국방부도 김영철 부위원장이 워싱턴에 도착한 1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특별한 위협"으로 규정한 '2019 미사일 방어 검토 보고서'를 발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부 연설에서 "미국 국민을 모든 종류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음. 트럼프 행정부 뿐만 아니라 미국 의회의 입장 변화도 주목할 대목임. 미국 하원 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으로 내정된 셔먼 의원은  "김정은이 모든 핵무기를 포기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고도의 감시 아래 제한된 (핵)무기를 갖게 하고 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할 수 있다면 미국은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함. 김영철 부위원장을 맞이하는 미국이 기존의 '완전한 북한 핵 폐기'에서 협상 목표를 변경한 기류가 뚜렷하게 감지되었음. 폼페이오 장관은 김영철 부위원장이 백악관을 방문한 뒤 언론 인터뷰에서 “비핵화는 긴 과정이 될 것이다”며 “북한 핵 프로그램 확장 역량을 줄이길(reduce) 원한다.”라고 해 역시 ‘핵 폐기’가 아니라 ‘핵 감축’ 입장을 재차 표명하였음. 이런 뚜렷한 미국의 기류 변화가 김영철 부위원장의 미국 방문에 촉매제 역할을 한 것임. 

 

□ 스웨덴 실무 회담 

 

- 17일 김영철 부위원장이 미국을 방문한 날,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스웨덴 스톡홀름을 방문함. 스웨덴 외교부와 싱크탱크인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19일부터 21일까지 주최한 국제회의에 참가하기 위해서임. 미국의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김영철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 직후 스웨덴 국제회의에 합류하여 마침내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첫 만남을 가졌음. 한국의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이 회의에 참가하여 사실상 남북미 실무협상 담당자들의 만남이 이뤄짐. 

- 남북미 실무협상 대표들은 사흘간 두문불출한 채 ‘합숙 담판’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있음. 회담 결과는 구체적 내용이 공개된 바가 없으나 스티븐 비건 대표가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미 행보를 모두 챙긴 뒤에 스웨덴으로 향한 점에서, 또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첫 만남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북미 간 큰 틀의 합의가 이미 워싱턴에서 이뤄진 상황에서 실무협상도 좋은 분위기로 진행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음.

 

- 간접적으로 실무회담 내용을 알 수 있는 단서가 제공되었음. 지난 1월 21일 마르고트 발스트룀 스웨덴 외무부 장관이 19~21일 스톡홀름 인근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남·북한과 미국의 2차 북미정상회담 실무협의가 긍정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히면서 “신뢰구축, 경제개발, 장기적 포용 정책 등 한반도 상황에 관한 여러 가지 주제로 건설적인(constructive) 회담이 열렸다”고 평가했음.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핵’ 관련 언급이 전혀 없다는 것임. ‘핵’ 관련 사항은 최고위급 수준에서 일정한 합의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실무회담 주제가 아니었을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는 대목임. 실무회담 주제는 ‘신뢰구축, 경제개발, 장기적 포용정책 등’ 이었다는 것인데, ‘신뢰구축’은 향후 북미 수교를 향한 선제적 조치로서 ‘연락사무소’ 개설 문제, ‘경제개발’은 ‘대북 제재 완화와 미국의 대북 투자’, ‘장기적 포용정책’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을 위한 장기적 제반 대책’ 관련한 논의를 했다는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음. 

 

-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의 참석자들과 화상 연설을 통해, 워싱턴에서 열린 북미고위급회담에서 진전을 이뤘고 스웨덴 실무접촉에서 ‘좀 더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함. 또한, 폼페이오 장관은 “지금은 민간영역이 큰 역할을 하지 못하지만 우리가 비핵화 달성을 향한 상당한(substantial) 조치를 마련하고 올바른 여건을 조성한다면 북한 주민에게 필요한 전기나 북한에 절실한 인프라 구축 등 뭐든 간에 그 배경에서 드러나는 것은 민간 부문이 될 것”이라며 ‘상당한 비핵화 조치’만 있으면, 북한에 민간 투자를 허용할 방침임을 내비쳤음. 이는 스웨덴 실무회담에서 ‘대북 제제 완화와 미국의 대북 투자 허용’ 등이 논의되었을 가능성을 다시 한 번 뒷받침해주는 것임. 

 

□ 시사점 

 

- 이번 김영철 부위원장의 미국 방문과 스웨덴 실무회담은 그 동안의 북미 교착 상태를 타개하고 2월말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의 가능성을 확실히 확인시켜 주었음. 그

 

-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는 미국의 기류 변화에 따라 ‘종전선언’과 ‘대북 제재 해제’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높아졌음. ‘종전선언’은 향후 남북미중 4자 평화협정 논의로 이어질 것임. ‘대북 제재 해제’는 미국의 제재 완화와 함께 미국의 대북 투자로 이어지고, 남북 경협도 급속히 진전될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음. 동시에 스웨덴 실무회담 결과로 유추해보면 ‘연락사무소 개설’ 등의 북미 간 신뢰구축 문제도 진전될 가능성이 있음. 

-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공리에 개최된다면,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시간표 위에 올라올 것임.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성사된다면, 남북관계도 비약적으로 진전될 것임.  

 

- 바야흐로 2019년에도 한반도 정세 대전환의 예고편이 이번 김영철 위원장의 미국 방문과 스웨덴 실무회담이라 할 것임. 다만 2월말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및 남북관계 진전에 반대하는 세력들의 움직임도 노골화될 가능성이 높음. 또한, 북미 협상 과정에서 의외의 돌출 변수도 있을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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