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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과 논점] 2019-07호 _ <주거권 위원회 발족과 전월세 임대료 인하운동의 이해>
작성자 민중당조회수 148등록일 2019.02.23


 


 

1. 주거권위원회 발족의 의미

 

지난 1월  당 중앙위원회에서 주거권위원회 설치를 의결했다. 이로써 우리 민중당은 우리나라 정당사에서 최초로 주거권위원회를 상설화한 정당이 되었다. 

 

집은 인권이다.

 

1996년 유엔인간정주권위원회(하비타트 2)는 “적절한 주거란 단지 머리를 가릴 수 있는 지붕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적절한 주거란 적절한 사생활 보호, 적절한 공간, 물리적 접근성, 적절한 안전성, 점유 안정성, 구조적인 안정성과 내구성, 적절한 조명․난방․환기, 물 공급과 위생 및 쓰레기 처리 시설과 같은 적절한 기반시설, 바람직한 환경의 질과 건강에 관련된 요소들, 일자리와 기본적인 편의시설에서 멀지 않은 적절한 입지 등을 의미하며, 이 모든 것이 부담할 만한 적절한 지출을 통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고 천명했다.  

 

주거권은 1948년 세계인권선언이 기본권으로 명시한 이래, 유엔 사회권위원회도 국민이 쾌적한 주거환경에서 안정적으로 거주하도록 국가가 의무이행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용산참사와 같은 대규모 강제 철거를 동반한 개발사업에 대한 시정권고를 받은 바 있다.

 

우리나라 주거기본법도 마찬가지다. ‘국민은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권리를 갖는다.’ 고 주거권을 권리로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현행 헌법도 ‘국가는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국가의 책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주거가 권리라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살았다. 다주택자들의 부동산 투기로 집값이 폭등하고 전월세가격 폭등으로 이사짐을 싸면서도 국가와 사회가 주거권을 보장하지 않는 제도 때문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개인의 문제로만 인식한다. 진보진영에서 조차, 국가에 적극적인 이행을 요구하는 주거권은 철거민이나 홈리스같은 극단적 위기에 몰린 상황이나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만 작동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공공임대주택은 턱없이 부족하고, 주택보급률 100%가 넘지만 세입자 규모는 줄지 않는다. 1가구 1주택자가 보유한 주택 40%를 제외한 모든 주택은 다주택자들이 사들였기 때문이다. 집을 갖고 있어도 서울과 지방, 고가주택가 저가주택사이의 격차도 날로 커져서 33배나 차이가 난다. 그 결과 2017년 부동산 양도차익의 63%를 상위 10%가 차지했다. 하위 50%에게 돌아간 양도차익은 전체 가격 상승분의 고작 5%에 불과하다. 136조원이나 되는 불로소득은 사회양극화의 촉매제가 되어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이런 자산 불평등과 부동산 투기는 주택을 사는 곳이 아니라 투기적으로 거래하고 소유할 수 있도록 방치한 제도 탓이다. 주거권 중심으로 주택공급 및 거래, 보유 질서의 새 판짜기가 절실한 상황이다.  

 

주거권위원회는 발족 선언문에서 성실하게 일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다수의 국민들을 실패자, 낙오자로 몰아가는 자산불평등을 적폐중의 적폐로 규정하고 .주거권을 위협하는 자산불평등의 한국사회를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빚내서 집사거나 빚내서 전세살이 하는 것은 개인의 문제라고 알고 있었던 우리의 편견과 우리 사회 낡은 질서를 깨야 한다. 민중당 주거권위원회는 사회적 권리로서의 노동권 쟁취가 민주노조 결성에서 시작했던 것처럼 주거권을 보편적 권리로 쟁취하기 위한 시작이다.  ‘주거는 인권’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2. 세입자우선 주택임대계약

 

세입자 보호제도가 잘 되어 있다는 베를린 시내에서도 저렴한 주택이 감소하고 임대료가 폭등하던 때가 있었다. 우리에게는 흔한 일이지만 독일의 세입자들은 집회를 열고, 강력하게 저항하였다.

“우리는 여기서 자랐다. 여기서 늙을 것이다.” 

“임대료는 돈벌이 수단이 아니다.” 

“월세상승에 대처하는 법 1.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는다‘ 

독일의 세입자 집회에 등장했던 현수막 구호들이다. 

 

민간 임대주택에 살면서 건물주의 임대료 인상 요구를 거부하고, 계속 거주할 권리를 보장하라는 요구가 어떻게 가능한가? 건물주가 나가라고 하면 이사가야하고, 전월세도 건물주가 부르는 대로 내야하는 우리로서는 상상도 못할 이런 일이 독일에서는 가능하다. 독일의 세입자 주거권 보호제도 때문이다. 

 

독일은 민간임대주택이라 하더라도 주택임대 계약기간이 무기한 평생 계약이 기본이다. 가족이 거주하거나 건물주가 주거를 제공해야하는 피고용인에게 집을 제공해야할 하는 등의 일부 예외상황을 빼면, 세입자가 원하는 만큼 계속 거주할 수 있다. 건물주가 적절한 사유로 계약기간 종료를 통보하더라도 세입자가 인근에서 적절한 주택을 구할 수 없는 곤란한 사유를 밝히고 계속 살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또한 개별주택에 대한 표준임대료표를 작성하여 임대료를 제한하고, 건물주가 월세 인상을 할 때는 세입자 동의를 얻어야 한다. 세입자가 합의하지 않으면 건물주라 하더라도 소송에서 승소해야만 임대료를 인상할 수 있다. 표준임대료표보다 지나치게 높게 임대료를 인상한 임대차 계약도 무효가 된다. 

 

독일도 우리나라처럼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지만 공공임대주택이 거의 없다. 독일에서 가능한 세입자 보호제도가 우리나라에서 못할 이유가 없다. 우리가 전월세 인하운동에 주목한 이유다. 

 

3. 전월세 임대료를 인하하는 정책 

 

민중당의 전월세 임대료 인하 정책은 두 가지 영역이다.

 

첫째는 독일과 같이 주택임대차법률을 무주택 세입자의 주거권 보호를 최우선으로 제도를 바꾸는 방법이다. 공정임대료(표준전월세임대)제도를 도입하고,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전월세임대료 인상률 상한제와 세입자가 재계약을 요구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공정임대료제도는 주택공시가격처럼 전월세 공시가격을 책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시세보다 낮은 공시가격제도를 통해 다주택자들에게 세금할인해 주고 있지만 전월세가격은 공정가격이 없이 다주택자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다주택자에 대한 특혜다. 다주택자가 민간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하면 양도소득세 감면, 종부세감면 등 더 많은 세금 특혜를 준다. 각종 세금혜택을 받으면서도 4년에서 8년 동안의 의무임대기간 동안 연 5% 전월세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 또 전월세 인상률은 연 5%지만 최초 임대료는 마음대로 정해도 된다. 

 

우리도 독일, 영국,  미국(뉴욕)에서도 시행되고 있는 전월세가격 규제 제도인 공정임대료(표준임대료) 제도와 임대료 인상률상한제를 통해 다주택자들의 무한 이익추구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그리고 세입자도 원하는 만큼 계속 거주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을 보장해야 한다. 

 

공정임대료제도나 임대료 가격을 마음대로 올리지 못하도록 민간주택의 임대료를 규제하는 정책은 앞서 살펴본 독일은 물론이고, 영국, 미국 등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이다. 계약갱신권 제도는 세입자가 계속 살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다.

 

민간 주택 전월세 임대료 인하 정책 

공정임대료 제도

  - 시세의 50%~70%수준인 공시주택가격처럼, 노동자 소득과 연동한 개별주택 공정임대료 제도 도입하고, 주택을 시작으로 모든 상가 부동산 임대료까지  확대함.

* 주택공정임대료 책정방법

  - 직접 거주하지 않는 모든 주택 등록 의무화(임대주택 등록의무제) 

  - 중앙 공정임대료 산정위원회에서 매년 공정임대료 산정기준 발표

  - 지역별 임대주택 공정임대료산정위원회에서 개별주택 공정임대료 공시(주택 및 상가)

* 공정임대료산정 방법과 절차는 공시가격 산정방식과 유사하며, 산정위원회에 세입자조합 대표가 참석하는 것이 차이점

  

임대료 인상률 상한제 및 평생 계약갱신청구권 보장 

 - 모든 임대주택은 재계약시 전월세 인상률 상한제 적용(도시주택기금을 지원받는 공공임대주택사업자는 민간주택의 50%만 인상하도록 제한)

 - 세입자의 평생 계약 갱신청구권 보장(세입자기 쫓겨나지 않고 계속 거주할 수 있음)

 

 

 

두 번째는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부의 주거비 지원확대다. 

정부가 주거비지원을 확대하여 자산과 소득이 낮은 저소득층과 청년층들의 주거비 중 본인이 부담하는 전월세 비용을 실질적으로 인하해야 한다. ‘청년월세 10만원’처럼 말 그대로 전월세 본인부담 상한제이다.  

이를 위해 주거급여 수급자는 본인의 월세 부담 없이도 적절한 주거공간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 주거급여는 1인 가구 기준으로 월 소득 75만원이하로 버는 사람만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서울거주자에게 최고 23만원의 주거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이 금액으로는 서울 고시원월세의 절반도 안된다. 지금의 주거급여로는 월세, 교통비를 지출하고 아면 식비조차 줄여야 할 정도다. 

 

주거비 지원 대상도 확대해야 한다. 최저생계비이하 가구의 월세가 소득의 20~30%를 넘지 않도록 공공임대주택입주에 준하는 주거비를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취업준비생, 대학생 등 소득이 없는 청년 1인 가구부터 월세지원을 해야 한다.  

 

공공임대주택확대 및 전월세 본인부담 상한제로 주거수당 확대 강화

  

주거비 지원 확대 - 전월세 본인 부담 상한제 

- 주거급여 현실화(현 주거급여 수급자 본인부담 없는 무상주택) 

- 최저생계비이하 가구 임대료부담 소득의 30% 상한제 (가구 소득의 30%를 초과하는 주거비 차액지원)

- 대학생 취업준비생부터 청년 주거비 지원

  

공공임대주택 확대

- 공공택지 분양 금지, 10년 후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제도 폐지하고 임대전용 공공주택만 확보 

- 도심 내 공공임대주택 확대 지역별 긴급지원 주택 의무보유  

- 공공임대주택 제도 단일화, 공공임대주택 소득별 임대료 차등제도 도입 

 

2018년, 한국을 방문했던 레일라니 파르하(Leilani Farha) 유엔주거권특별보고관의 출국 기자회견에도 민중당정책과 유사한 내용의 권고사항이 포함되었다. 우리정부를 향한 권고 내용 중 주거비 부담 및 거주안정성 관련 내용은 ‘주거급여의 보장수준을 평균임대료에 상응하고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수준으로 향상시킬 것’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을 보장하고 임대료 상한제를 도입하여 세입자의 거주 안정성을 높이는 조치를 취할 것’ 등 이다. 유엔주거권특별보고관의 한국주거권에 대한 공식 보고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4. 지역마다 세입자 조합 건설

 

2019년 주거권위원회 핵심사업인 ‘전월세임대료인하운동’은 건물주-세입자 사이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는 세입자의 직접 정치운동이 되어야 한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건설하여 노동자-자본가 사이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헌법조항으로만 존재했던 노동자의 권리를 민주노조운동을 통해 스스로 획득했던 것처럼 주거권도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다주택자와 고가주택소유자에 대한 세제강화와 일부 투기제한 조치를 추진하지만, 집권 후 임대차제도 및 전월세인하정책을 추진하지 않는다. (이윤보다) 사람이 먼저라 외쳤고, 야당시절 전월세 인상률 상한제 도입을 약속했던 민주당이 집권여당이 되었는데도 그렇다. 오히려 SOC개발사업투자 확대, 신도시 건설 등의 방식으로 보수정권의 부동산 경기부양 방식을 답습하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전월세 임대료인상률 5%상한제는 2004년 민주노동당의 법안발의 이후 15년 넘게 국회 계류 중이다. 

 

다주택자 투기세력으로부터 우리 모두의 주거권을 지키는 것은 정치권이 아니라 세입자들의 직접정치운동이다. 특히 주거문제로 가장 고통 받는 무주택 세입자, 청년들부터 세입자 조합건설에 나서야 한다. 노동자권리를 지키는 노조건설 운동처럼 세입자 조합구성 및 세입자 권리를 제도화하기 위한 초석을 만들어야 한다. 

 

민중당이 생활현장에서 주거권을 쟁취하기 위한 지역별 세입자 조직의 건설과 전월세 임대료 인하운동에 앞장서서야 한다. 이것이 민중당이 주거권위원회를 만든 이유다. 세입자 조합은 공정임대료제도 도입이후 임대료 산정위원회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세입자 권리 교육, 주거취약계층 및 긴급주택 수급, 임대차 갈등조정을 통해 세입자 권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시장경쟁에서 뒤처지는 일부 사람들에게만 국가가 주거권을 보장하는 잔여적 주거 복지가 아니라  주거권이 보편적 권리로 보장되는  함께 사는 새로운 경제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민중당은 주거권위원회 활동을 통해서 주거빈곤가구 대책, 강제퇴거 및 강제철거 반대, 다주택자에 대한 투기 제한 등에 대한 개별적인 제도 개선 요구를 넘어 주거권 실현을 위한 세입자 운동이 필요하다. 다주택자들이 이윤추구를 위해 타인의 인권, 즉 세입자의 주거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금지해야 한다. 세입자 직접정치를 통해 부동산 불로소득보다 우선되어야 할 인권으로서의 주거권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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